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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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
[한윤수의 '오랑캐꽃']<633>
겨우내 산을 타니 네 발짜리 아이젠이 금방 닳는다. 뾰쪽한 쇠끝이 다 닳아서 뭉툭해지니까 얼음을 찍기는커녕 오히려 쭉쭉 미끄러진다. 위험천만이라 아는 캄보디아 친구에게 갈아다 달라고 부탁했다. 어느 공장에나 그라인다가 있으니까. 그러나 갈아온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맛사지걸
[한윤수의 '오랑캐꽃']<632>
맛사지걸이 한국 가면 큰돈을 번다기에 관광비자로 들어왔다. 대구에서 일했는데 태국과 달리 성매매까지 해야 했다. 견디다 못해 도망쳐 동대구역에서 전화한 거다. "나 이제 어떡해요?" "태국 갈 거야, 안 갈 거야?" "갈 거예요." 제일 좋은 건 태국 대사관
시아버지
[한윤수의 '오랑캐꽃']<631>
회계 처리가 *엉망이라 불신을 받는 회사가 있다. 줄 만큼 다 주면서도 1. 외국인들에게 의심 받고 2. 덩달아 우리 센터의 주목을 받는다. 직원이 18명이나 되고 역사도 오래된 회사라는데! 노동부에 진정하자 화가 난 사장님이 퇴근한 우리 여직원의 핸드폰
맞장
[한윤수의 '오랑캐꽃']<630>
태국인이 돌아가겠단다. "왜?" "머리가 아파서요." 프레스 공장에서 눈으로 보고 수작업을 하는데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란다. "그렇다고 태국 가면 어떡하니? 차라리 도망가서 불법하는 게 낫지." "불법하면 다시 못 오잖아요." 하긴 그 말이 맞다. "한국
이삭줍기
[한윤수의 '오랑캐꽃']<629>
아주 작은 회사에서는 사장이 생산 라인도 돌보고 지게차도 몰고 경리도 겸한다. 이렇게 바쁘다 보니 빼먹는 게 많다. 예를 들어, 노동자가 귀국할 때 퇴직보험은 노동자가 삼성화재에 신청하는 게 이론상으론 맞다. 하지만 외국인이 뭘 알아야지? 그래서 보통
백지
[한윤수의 '오랑캐꽃']<628>
경기도 광주의 농장. 태국 여성이 백지에 사인했단다. 아마도 퇴직금을 안 주려고 사인하라고 한 거 같다. 사장님이 <퇴직금은 없어!>라는 말을 했다니까. 백지 사인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것 같아서 "너 그러다 언제 한 번 크게 당한다!" "왜요?" "몰라
X월 4일생
[한윤수의 '오랑캐꽃']<627>
49만 원을 못 받고 간 태국인이 있어서 사장님에게 부탁했다. "외환은행 해외송금계좌로 넣어주십쇼." 석 달쯤 지나 태국에서 전화가 왔다. "아직도 돈이 안 들어왔어요." "그럴 리가? 여기 입금증까지 있는데." 확인해 보니 경리가 기업은행 통장으로 넣었단다.
게리쿠퍼
[한윤수의 '오랑캐꽃']<626>
스리랑카 노동자가 11개월 동안 인천 공장에 다니다가 화성 공장으로 옮겨 또 11개월을 다녔는데 과연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느냐를 가지고 노동자와 우리 신입사원이 다투고 있다. 이상해서 물었다. "회사 이름이 같아?" "예." "사장도 같고?" "예." "회사가 이
쓰리쿠션
[한윤수의 '오랑캐꽃']<625>
베트남 중부 하띤이 고향이란다 체류기한보다 한 달 일찍 간다. 왜? 임신 3개월이라 힘들단다. 하지만 유명한 회사다. 뭘로 유명하냐? 쉽게 안 주는 걸로! 퇴직금을 그냥은 안 준다. 본인이 직접 달라고 하면 절대 안 주고, 1. 본인이 우리 센터에 부탁하고
혹시남
[한윤수의 '오랑캐꽃']<624>
파라돈은 아픈 척 이틀간 일을 안 했다. 혹시 사장님이 "아프면 다른 회사로 가!" 하며 사인해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장님은 사인해주지 않고 그냥 "꺼져!" 라고만 했다. 하지만 즉시 꺼지지 않고 기숙사에서 하루를 더 버텼는데 혹시 사장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