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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장

[한윤수의 '오랑캐꽃']<630>

태국인이 돌아가겠단다.
"왜?"
"머리가 아파서요."

프레스 공장에서
눈으로 보고 수작업을 하는데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란다.

"그렇다고 태국 가면 어떡하니? 차라리 도망가서 불법하는 게 낫지."
"불법하면 다시 못 오잖아요."
하긴 그 말이 맞다.

"한국 온 지 얼마나 되는데 그래?"
"두 달요."
"얼레? 이거 불법보다도 더 나쁜 놈이네. 임마, 두 달 만에 귀국하는 놈은 한국에 영원히 못 와."
"그래요?"
"당연하지! 너 임마,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그럼 어떡하면 좋죠?"
"둘 중 하나야. 프레스하고 붙어서 이겨내든가 아니면 도망가든가."

그는 한참 생각하는 눈치다.
"어떡할래? 도망갈래?"
"아뇨, 붙어볼래요."

잘 생각했다.
붙어서 맞장을 떠야지!
월급도 190만 원이나 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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