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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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
[한윤수의 '오랑캐꽃']<623>
건강할 때 내 얼굴은 어머니 얼굴을 빼다 박았다. 하지만 병이 나서 야위면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이 나온다. 그래서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는 병이 나기를 기다린 적도 있다. 그러나 적당히 아파야지 너무 아프면 아버지 얼굴은커녕 병원에 갈 생각도 안 난다.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쌍고동
[한윤수의 '오랑캐꽃']<622>
태국인이 와서 수수께끼 같은 소리를 한다. "저는 천안 노동부 간 죄밖에 없거든요." "근데?" "지금 재판 중이래요." 재판 중이라면 현재 민사소송 중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소송을 의뢰한 법률사무실이 있을 텐데! 이걸 안 밝히니, 뭔가를 숨기고 있는 거다.
삼팔선
[한윤수의 '오랑캐꽃']<621>
태국인 부부가 피자를 사왔다. 아직 체불임금을 다 받지 못했는데도. 뭔가 구린 냄새가 난다. 옆구리 꾹꾹 찔러서 사온 거 아닐까 하는! 혹시 안 사오면 죽인다고 한 것 아닐까? 왜냐하면 통역과 간사들이 굉장히 좋아하면서 점심시간에도 특별히 상담을 해
로얄워커
[한윤수의 '오랑캐꽃']<620>
귀국하기 직전의 필리핀 남자가 왔다. "저 6년 동안 한 공장에서 일했으니 로얄워커(성실근로자) 맞죠." "맞아!" "그럼 시험도 안 보고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죠?" "물론이지!" "근데 사장님이 안 된대요." "그럼 못 와." "하지만 특별한국어시험 보고 올 순 있죠?"
막말
[한윤수의 '오랑캐꽃']<619>
경기도 양평의 농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일을 시키자 견디다 못한 베트남인들이 반발했다. "잔업수당도 안 주면서!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밥도 손수 해먹어야 되는데다 비닐하우스에 재우면서 기숙사비까지 받으니 불만이 폭발한 거다. "좋아. 여기다 사
미련곰탱이
[한윤수의 '오랑캐꽃']<618>
체불임금이 3500만 원이 넘어가도록 참고 기다려준 부부가 있다. 이 정도로 기다려주는 인류는 전세계에서 태국인 뿐일 거다. 하지만 어떻게 굶지 않고 버틸 수 있었을까? 쌀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돈, 즉 임금의 3분의 1 정도는 곧잘 주었기 때문이다. 감독
아그
[한윤수의 '오랑캐꽃']<617>
태국에서 온지 1년도 안된 노동자는 전부 아그라고 보면 된다. 초등학교 1학년 아그들. 두 명이 왔다. "차장님이 짐 싸서 태국 가라고 소리 질러요." 차장이 원활한 작업지시를 위해서 한국말을 배우라고 한 모양인데 얘들이 생전 못 배우니까 술 먹고 취할 때마
응에안
[한윤수의 '오랑캐꽃']<616>
이유는 3가지 1. 호치민의 고향이라 2. 북폭(北爆) 때 제일 심한 피해를 본데다가 3. 가장 가난한 고장이기 때문이다.
파보나마나
[한윤수의 '오랑캐꽃']<615>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마나 하얀 감자 어렸을 때 부르던 노래다. 귀국 예정인 태국인에게 물었다. "다시 올 거야?" "생각하는 중이에요." "생각하는 중이라면 해보나마나 오는 거야!" 웃으며 "
희망
[한윤수의 '오랑캐꽃']<614>
베트남 여자가 와서 말하기를 "월급이 석 달 밀렸어요." "그래서? 돈 받아달라는 소리야?" "아니요. 그냥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서요." "혹시 뭐가 바뀌었나?" "회사 이름이 바뀌었어요." "어떻게?" "00 산업에서 00 S&P 로요." "사장님도 바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