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3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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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거시기와 똥짜바리
‘거시기’라고 써 놓고 보니 모니터에 빨간 줄이 쳐져 있다. 표준어가 아니라는 말인가? 사실 ‘거시기’라는 말은 표준어가 맞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라도나 충청도 사투리 쯤으로 알고 있는데, 틀림 없는 표준어다. 어느 영화에선가 백제 사람들이 ‘거기시’라는 말을 마치 암호처럼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만큼 이 말은 의미가 많다. 뭔가 특정하게 생각나지 않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한나절은 몇 시간?
젊은이들과 얘기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재기발랄하다. 어려운 것도 없다. 머리가 허옇게 되니 조금 멀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가능하면 젊은이들과 어울리려고 그들의 언어를 곧잘 사용한다. 카카오톡으로 할 때도 그들만이 쓰는 은어를 가끔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면 동질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모티 콘도 자주 사용하고,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흠좀무가 뭐유?
언어는 생명력이 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신조어가 생기기도 하고 유행했던 말이 사라지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인터넷’이라는 용어도 없었고, ‘얼짱’이라는 단어도 없었다. 이와 같이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언어가 탄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시대에 맞는 언어 유희 또한 존재한다. 그것을 많은 사람이 즐기면 유행어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소나무 잠시 알고 가실게요!
참으로 희한한 우리말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국적 없는 말이 마치 표준어인 것처럼 공공장소에 기록된 것을 보면 화가 난다. 국어기본법에 의하면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군청이나 도청같은 곳에는 국어연구원이라는 직책을 담당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중들에게 올바른 공문을 보낼 수 있다. 지난 번에 “커피 나오셨습니다.”라는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뉴스와 한글날 유감
오늘은 한글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종대왕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2005년부터 국경일로 승격하였고,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키고 있다. 1926년 11월 조선어학회에서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이라고 해서 기념일로 지킨 것에서 유래하였다. 1928년에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고, 1945년부터 <훈민정음> 원본 말미에 적힌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어쩌다가 개를 낳았나요?
공자의 사상 중에 ‘정명주의(正名主義)’라는 것이 있다. 그 내용은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이다. 참으로 중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요즘같이 위아래도 없고, 부부의 호칭도 자유로운 세상에서는 꼭 필요한 말이다. 임금이 임금답지 않으면 존경받을 수가 없고, 그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미국 언제 들어가세요?
쓸데없이 말이 많은 것을 일컬어 ‘수다’라고 한다. 요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대다수가 수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건강에 관한 것도 있고, 삶에 관한 내용도 있고 다양하지만 막상 듣고 나면 무슨 말을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그냥 웃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며칠 전의 이야기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운동선수와 몇명의 수다꾼들이 만나서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저기요 있잖아요.
우리말에는 발어사라는 것이 있다. 사실 우리말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일본어에도 있다. 필자가 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00 선생님께서 훈시를 하실 때마다 “마! 시방부터……” 이렇게 시작하는 분이 계셨다. 학생들은 “와! ~~”하고 웃었지만 선생님께서는 꿋꿋하게 훈시를 마무리하시곤 했다. 말을 할 때 말머리에 시작하기 어색하니까 “에 ~~또.”, “마~~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경과 능지처참
오늘은 사극과 관련된 한자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필자는 사극을 잘 안 본다. 왜냐하면 흥미위주로 연출하다 보니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주몽>이라는 영화를 보면 주몽과 소서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 의하면 주몽의 나이 18세 때 소서노는 32세의 아들 둘이 있는 과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사항 속에 숨어있다.”는 의미의 이며, “어떤 것이 대충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할 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