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과 얘기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재기발랄하다. 어려운 것도 없다. 머리가 허옇게 되니 조금 멀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가능하면 젊은이들과 어울리려고 그들의 언어를 곧잘 사용한다. 카카오톡으로 할 때도 그들만이 쓰는 은어를 가끔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면 동질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모티 콘도 자주 사용하고, 줄임말도 즐겨 쓴다. 아이들과 레포(라포)를 형성하려면 그들의 언어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이들을 시간 개념이 과거의 우리와는 다르다. 한나절과 반나절에 관한 개념이 전혀 없다. 어떤 아이는 하루 중의 낮 동안을 한나절이라고 하고, 또 어떤 아이는 낮 동안의 절반을 ‘한나절’이라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관념은 철저하면서도 우리말로 하면 어디까지가 한나절인지 몰라서 정신을 못 차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 동안”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게 뭘까?”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전에 정확하게 ‘낮의 반’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니까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하루 종일’의 개념은 ‘한나절’과 거리가 멀다. 그러니까 ‘반나절’은 ‘한나절의 반쯤 되는 동안’이니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어떤 이의 블로그에 ‘하루 낮의 전부’라고 한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영어로 반나절은 “a quarter of a day”라고 해야 한다. 그러니가 ‘사분의 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나절’의 의미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나절’의 뜻을 알아야 한다. 사전에 의하면 ‘나절’은 “1.하룻낮의 어느 무렵이나 동안, 2.하룻낮의 대충 절반쯤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되어 있으니, ‘절반’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니까 한나절은 ‘하룻낮의 절반’이 맞다. 그러므로 ‘반나절’은 다시 ‘한나절’의 반이 되는 것이니 ‘낮의 1/4’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숫자로 계산하면 몇 시간이 될까?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를 낮으로 환산한다면 12시간 정도로 볼 수 있다.(물론 여름의 긴 날을 말하는 것이고, 겨울에는 더 짧아질 수도 있다.)그렇다면 한나절은 6시간이고, 반나절은 3시간 쯤 된다고 보아야 한다.
정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 사전을 찾아 예문과 함께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자.
나절 : 의존명사
1. 하룻낮의 절반쯤 되는 동안.
예) 아무 연락도 없이 어제 집에 들어오지 않은 봉수는 오늘 아침나절이 되도록 소식이 없다.(아침나절)
저녁나절까지 동류만 잘 타면 목적지까지는 늦지 않게 당도할 것입니다.(저녁나절)
2. 낮의 어느 무렵이나 동안.
예) 열이 내린 환자가 있더니 저녁나절부터는 차츰 원기를 회복하기 시작하였다.(저녁나절) <다음 한국어사전> (재인용)
‘나절’의 어원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 우리말과 한자어의 합성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날(일(日)과 절(切)’의 합성어인데 여기서 ‘날’의 ‘ㄹ’이 탈락하고, 한자어와 연결되어 ‘나절’이 되었다는 것이다. ‘해가 뜬 동안을 절반으로 잘라낸 시간’이라고 보면 가능하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한나절을 ‘해가 떠 있는 동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그 절반을 말하는 것으로 6시간 정도라고 이해하길 바라는 듯에서 길게 써 봤다. 반나절은 2~3시간이라고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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