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김태호 불출마, 野 다선들도 선택해야"

"용퇴하든 적지 출마하든"…이동학 "우린 이미 지고 있다" 한탄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돌발적인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메아리가 돼 울리고 있다. 새정치연합 혁신의 전권을 부여받은 '김상곤 혁신위' 구성원들이 '야당 중진들도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선 것.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 불출마 선언 같은 것은 오히려 야당에서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새정치연합의 다선·중진 의원분들도 현명한 선택을 하시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진행자가 '현명한 선택'이란 용퇴를 포함하는 것이냐고 재질문하자 "용퇴를 하시든지, 이른바 '적지(敵地)'에 출마를 하시든지 이런 방식"이라며 "어떤 것들이 새정치연합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원로·중진분들이 스스로 아시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조 교수는 "중진·다선의원들의 불출마 문제는 혁신위 소관 사항이 아니다. 스스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단하셔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혁신위가 제안한)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에 기초해서 개별 평가를 하고, 그 점수가 나쁜 분들은 자연스럽게 나가셔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역시 혁신위원인 이동학 청년위원회 부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을 "'셀프 디스' 불출마"라고 평하며 "이미 우린 지고 있다. '쇼'라 할지라도 '쇼'에서도 지고 있다"고 했다.

조국 "우리나라 의원 수,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적은 건 사실"

한편 조 교수는 정치개혁 현안인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 "지역구 의원 수를 깎아서라도 반드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해야 한다는 것이 혁신위의 공식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의원 정수 문제와 관련해서 "의원 수를 늘리는 건 정개특위의 고유 권한이지 (새정치연합) 혁신위의 권한이 아니"라면서 "의원 수를 늘리느냐 마느냐보다도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하느냐 마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피해 갔다. "정치 및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안 좋지 않느냐. 증원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선관위든 혁신위든 증원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는 것.

단 그는 "객관적으로 국회의원 1인당 인구 수 등을 보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 의원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의원 정수 확대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합의하면 늘릴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대한 불신이 강하지 않느냐. 그래서 의원 증원은 힘들 것이고, 늘린다 하더라도 여야가 합의하게 되면 10석 이하에서 겨우 될 것 같다고 저는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