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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LG, 지배력 유지에만 관심"

21일 주총 앞두고 LG-하나로통신 설전 가열

LG그룹이 국내 2위의 초고속인터넷업체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로서 15일 내놓은 투자방안을 놓고 LG와 하나로통신간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오는 21일 주총을 앞두고 벌이는 막판공방인 셈이다.

***LG,칼라일 끌어들이기 성공**

LG그룹은 15일 미국의 사모투자펀드 칼라일 그룹과 함께 1조5천억원(13억달러)을 하나로통신에 투자하겠다는 공동투자 양해각서(MOU)를 발표했다.

LG의 투자안은 우선 7천3백60억원(6억4천만 달러)으로 하나로통신의 신주를 인수, 51%의 지분을 보유해 LG텔레콤과 기존에 인수한 데이콤(국내 2위 시외전화사업자)과 파워콤(통신망 운용기업), 하나로통신으로 이어지는 유무선통신그룹으로 KT와 같은 통신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또한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안고 있는 부채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티그룹을 주간사로 7억 달러의 협조융자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현재 하나로통신은 2조원대의 부채(6월30일 현재 단기부채만 9천5백20억원)를 안고 있어 올 연말까지 3천억원, 내년 상반기까지는 7천억원의 빚을 당장 갚아야하지만 상환자금마저 바닥난 상황이다. 지난 98년부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1위 업체인 KT가 5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데 반해 하나로통신은 27%의 점유율에 불과해 KT를 따라잡기 위해는 신규투자가 절실하나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LG그룹측은 "경쟁관계에 있는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파워콤은 과잉중복투자된 것으로 그대로 두면 통신시장에 부담을 주고 누구도 살아남기 힘들게 된다"면서 이들을 전략적 제휴관계로 묶을 경우 2007년까지 약 1조6천억원의 누적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로통신, "부실전가 음모 드러났다"**

따라서 하나로통신의 이해관계자들로서는 LG 그룹의 투자안을 환영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로통신 노동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금번 LG-칼라일간의 양해각서 내용이 그동안 노조가 우려했던 LG의 하나로통신 헐값 인수와 데이콤의 부실전가 음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뿐 아니라 하나로통신 경영진조차 보도자료를 통해 "LG의 외자유치안은 계약당사자인 하나로통신이 배제되고, 회사가 계약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법적 구속력도 없는 MOU를 언론에 먼저 공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LG의 투자안은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며 사실상 부실기업인 데이콤을 하나로통신의 자회사로 편입시켜 데이콤의 부실에 따른 LG의 부담을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공식적으로 반발했다.

하나로통신 경영진은 나아가 "하나로통신의 지분 18%만 보유하고 있는 LG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대다수의 주주와 계약 당사자인 회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외자유치를 추진한 것으로 금번 LG안이 진행될 경우 여타 기존주주(삼성, SK,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하나로통신은 또다시 소모적인 주주들간의 분쟁으로 결국 자멸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LG 투자안에 대한 평가는 외국에서도 부정적이다.

미국 월가에 영향력이 큰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증권전문가의 말을 인용, "LG는 하나로통신에 대한 지배력을 잃을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면서 "LG가 하나로통신을 어떻게 살리려는지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투자액은 2천억원에 불과"**

하지만 LG측은 아무리 뉴브리지-AIG 외자가 정식계약된 상황이지만 자신들의 외자유치안이 훨씬 좋은 것이라며 임시주총에서 뉴브리지-AIG안을 부결시키고 LG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LG의 논리는 신주 주당 발행가격이 3천4백원으로 뉴브리지-AIG안(주당 발행가격 3천2백원)보다 6%에 높다는 점, LG가 칼라일과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한 공동경영으로 순전히 외자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나로통신측은 "LG의 주장은 모든 것이 교묘한 술수"라며 일축하고 있다. 우선 신주발행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전체 발행주식의 지분희석 효과(7.3%)로 결코 나은 가격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LG가 실제 투자하는 금액은 7천3백60억원이 아니라 2천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하나로통신의 반박이다. 4천2백90억원은 칼라일이 투자하는 것이고 나머지 주식을 LG가 인수하지만 그중 시가 1천억원 정도로 평가되는 LG가 보유한 데이콤 주식(30.1%)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실제 투자액은 2천억원이라는 것이다.

***"LG의 1조5천억원 투자계획은 부채 4조원 갚기도 모자라"**

하나로통신측이 가장 문제삼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콤 지분을 맞교환 형식으로 인수하는 대목이다. 데이콤은 2조원대의 부채(단기부채만 9천2백76억원)를 안고 있는 부실기업이기 때문에 데이콤의 지분을 떠넘기는 것은 바로 LG그룹의 투자안이 계열사로 있는 부실기업 데이콤을 정리하기 위한 술수라는 의혹의 증거라는 것이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99년 LG가 데이콤을 인수할 당시 부정적인 여론을 해소하기 위해 2005년까지 데이콤에 6조5천억원을 투자하고 10억 달러의 외자유치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이행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오히려 LG는 데이콤 인수 직후인 2001년 당시 누적적가 3백11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채널아이를 데이콤에 합병함으로써 데이콤의 부실을 가중시켰다" 고 지적했다.

또한 하나로통신은 LG가 데이콤을 통해 파워콤을 8천1백90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잔금 50%인 4천억원을 지급하기 위해 중복 자산에 불과한 데이콤망을 파워콤에 4천억원 이상을 받고 매각하려고 하고 있는 것도 '통신기업 자산빼돌리기' 음모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하나로통신이 데이콤의 주식을 인수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데이콤의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인 관계로 양사의 부채규모 4조원을 감안하면 1조5천억원의 LG투자안은 양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 충분한 자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나로통신의 고위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통신업계에서도 LG의 과거 행태 때문에 LG의 통신사업 전략 자체에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하나로통신 임직원 모두가 LG의 투자안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LG가 끌어들인 외자의 성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칼라일 그룹은 세계적인 군수업체와 정보통신업계를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유명한 전형적인 군산복합체 자본으로, 부시정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안에 대해 자신이 '민족자본'임을 자처하며 반대해온 LG가 대표적 외국자본인 칼라일을 끌어들인 것은 앞뒤 모순이 아니냐는 게 업계 일각의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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