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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부당내부거래, 국감에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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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부당내부거래, 국감에서 비판

"데이콤망 매각은 부당내부거래"

통신 3강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LG그룹이 계열사에 편입된 통신기업들간의 부당 내부거래로 이들 기업을 부실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도 제기됐다.

***LG그룹, 계열 통신기업들 자산 빼돌리나**

국회 산업자원위 손희정 한나라당 의원은 10일 LG그룹 계열사인 데이콤이 계열사인 파워콤에 자사 통신망을 매각하려는 것과 관련, "`특수관계인'간 내부거래"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이날 산업자원부 국정감사 질의자료에서 “최근 파워콤의 1대주주(43%)인 데이콤은 이전부터 보유했던 자사 통신망을 파워콤에 4천억원 이상을 받고 떠넘기려 한다”면서 “매각 조건 및 가격 산정이 공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파워콤은 부실에 빠뜨리더라도 데이콤은 살아나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특히 거래 성사 후 받은 4천억원을 지난해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하면서 한전에 미납한 대금(4천억원) 청산용으로 쓰일 경우, 이는 국민의 돈이 민간회사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에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결국 파워콤 2대 주주인 한전은 `부실 물건(데이콤 통신망)'을 받고,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주는 꼴”이라며 산업자원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하나로 노조, “LG그룹의 통신 3강 전략 자체가 부도덕”**

손희정 의원의 비판은 정치권에서 처음 제기되었다는 의미가 있지만 사실 LG그룹의 ‘재벌식 경영행태’에 대한 비판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특히 몇 년전부터 통신기업들을 인수한 것이 통신사업에 대한 의지보다는 ‘자산 빼먹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왔다.

특히 데이콤은 이러한 비판의 근거로 자주 언급되어 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통신사업을 할 생각”이라면서 “이를 위해 데이콤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후 LG그룹은 2000년 1월 데이콤을 인수하고 2002년 12월에는 데이콤을 통해 파워콤을 인수했다.

그러나 데이콤을 인수하면서 6조5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우량 통신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언한 LG그룹은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데이콤을 2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부실기업으로 만들었다.

하나로통신 김영록 노조위원장은 지난 8월말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하나로통신 임직원 모두가 1대주주인 LG가 지배주주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LG그룹이 내세운 통신3강 전략 자체의 진의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이 어떻게 데이콤을 부실화시켰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LG그룹은 97년 7월 설립한 채널아이라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부실화되자 데이콤이 6백억원을 출자해 자회사를 만들게 해 채널아이를 인수했다. 인수당시 채널아이는 누적적자 3백11억원인 부실기업이었는데, 영업권 프리미엄이라는 명목으로 2백61억원을 더 주고 3백70억원에 인수했다는 것이다.

하나로 통신 노조가 주장하는 LG의 재벌식 행태는 바로 기업 인수를 그룹의 부실을 처리하는 ‘하수구’로 이용하다가, 나중에 이런 부실 기업들을 모아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하나로통신, “데이콤망 매각은 ‘폐기물 자산’을 막대한 돈 받고 파는 격”**

하나로 통신의 고위 관계자는 10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데이콤 통신망을 파워콤에 매각하려는 거래의 문제점을 ‘기술적 관점’에서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데이콤망과 파워콤망은 기본적으로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기술적 통합을 위해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통신사업의 특성상 시설자산이 전체 자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사실상 데이콤망은 낡은 모델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중복 자산으로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는 자산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데이콤망을 4천억원 이상을 받고 파워콤에 넘기겠다는 것은 사실 파워콤으로서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받아야 할 ‘부실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는 “데이콤망을 파워콤이 인수하는 순간 우량기업으로 꼽혀온 파워콤도 급속히 부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나로통신 임직원들은 “LG그룹이 데이콤의 자산을 빼돌리고 파워콤의 자산까지 빼돌리려는 것을 볼 때 하나로통신의 지배주주가 되겠다는 것 자체도 그룹의 자금을 동원해 통신3강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보다는 헐값에 하나로통신을 인수하겠다는 야심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하나로 통신은 올해 연말까지 도래할 단기 부채만 3천8백억원에 이르러 외자유치든 LG그룹에 인수되든 빨리 신규자금유치가 결정되어야만 법정관리를 면하는 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런데도 “LG는 안된다”면서 임직원 일동 명의로 일간지 광고까지 내며 LG그룹을 비난하고 있는 속사정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장비업체 재벌기업의 통신사업 진출은 성공하기도 어려워”**

하나로통신의 고위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이후 감자 등에 의해 주가가 급락할 경우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을 헐값에 인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LG그룹이 통신사업 자체에 대한 계획을 철회하게 돼 하나로통신만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설혹 LG그룹이 통신3강 전략을 버리지 않는다고 해도 장비업체로 출발한 재벌기업이 통신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경우가 세계적으로 봐도 없다”면서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앞세워 통신사업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오히려 KT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하게 추진하는 것이 이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장비업체로 출발한 재벌그룹은 통신사업에서 자사 장비를 우선해서 사용하려는 내부거래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고 ‘중립성’을 상실하게 됨에 따라 경쟁기업 및 이해관계자들이 기존고객군에서 이탈하게 된다는 것이다.

5억 달러 외자유치안이 상정된 10월21일 임시주총에서 ‘국부 유출론’을 펴며 이를 부결시키려는 LG그룹과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하나로통신의 2, 3대 주요주주들은 각각 우호지분을 확보해 표대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 임직원 모두가 “LG그룹만은 안된다”고 나선 이유가 그들의 주장대로 “LG그룹의 부도덕성”에 있는 것이라면 LG그룹의 행태에 대해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손희정 의원의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여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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