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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 망치는 'LG의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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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 망치는 'LG의 탐욕'

'헐값' 외자유치 반대하며 '더 헐값' 제시, 인수 무산

하나로통신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되고 말았다. 자금난에 처한 하나로통신에게 절실했던 유상증자방안이 주요주주들의 힘겨루기 끝에 모두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로통신은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LG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LG의 '탐욕'이 하나로통신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분노다.

***LG의 헐값 유상증자안 임시주총 부결**

5일 하나로통신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서 참석주식 총수 2억 3백31만주중 LG와 대우증권 등 찬성이 1억2천6백14만주로 62.04%로 특별결의 요건인 66.7%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2대주주인 삼성전자, 3대주주인 SK텔레콤, 우리사주, 일부 외국인 등은 7천7백12만7천3백92주의 반대표를 던졌고, 기권은 4만1천3백12주였다. 반대표 비율은 37.96%였다.

이에 통신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외자유치에 헐값시비를 걸어 무산시킨 LG가 그보다 헐값 유상증자안을 내놓을 때부터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명백히 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LG가 이를 밀어붙이다가 하나로통신의 위기를 가중시킨 것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말까지 4천억원대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형편에 현금 확보는 1천억원 정도에 불과해 유동성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하나로통신은 독자적으로 4억5천만 달러의 외자유치를 추진했었다. 그러나 성사 직전인 지난 7월3일 이사회에서 최대주주 LG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LG는 당시 주당 3천1백원 정도의 액면가 이하 발행으로 외국계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배당하는 것은 '헐값 매각'이라는 논리로 외자유치안을 반대했다.

LG는 그대신 5천억원의 유상증자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LG가 내놓은 유상증자안은 오히려 당초의 외자유치보다 헐값인 2천5백원선의 액면가 이하 발행안이어서 하나로통신을 분노케 했고, 삼성전자와 SK텔레콤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LG는 이사회에 이어 임시주총에 이를 상정했다.

***"하나로통신 인수 못하면 통신사업서 철수하겠다"고 협박**

그후 보인 LG의 안하무인적 협상태도도 업계의 비판을 사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부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LG 정홍식 통신부문 총괄사장은 지난달 31일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유상증자가 실패할 경우 통신사업이 매우 어려워져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라면서 "하나로통신 주요 대주주의 반대로 유상증자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그룹측에 통신사업 철수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협박'에 가까운 폭탄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그동안 LG그룹이 LG텔레콤과 데이콤을 포함한 통신사업에 쏟아 부은 투자액이 1조2천억원대이며 통신업이 근로자 수만명의 생계와 수백만명의 가입자가 관계된 공공성 높은 국가의 기간산업임을 고려할 때 '망언'에 가깝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하나로통신 노조, LG 및 정통부 규탄투쟁**

하나로통신 노동조합은 정사장의 기자간담회 발언 다음날인 1일 "독점재벌의 야욕에 눈이 먼 대국민 협박이며 나아가 우리 노동조합의 정체성마저 폄하하는 후안무치한 망언"이라고 비난하면서 "LG가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면서도 빚내서 빚을 갚으려 할뿐 아니라 유증을 통해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찬탈하려 한다"며 LG 규탄 투쟁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로 통신 노조는 정보통신부에 대해서도 "LG의 '통신3강' 정책논리에 무책임하게 편승하고 이제는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나로 통신 노조는 LG 유상증자안이 부결되자 "하나로 독자생존안이 대정부차원에서 수립돼야 한다"며 LG그룹은 물론 정통부에 대해서도 정통부 해체를 비롯한 규탄투쟁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에서도 LG와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SK텔레콤이 주요주주로 있는 하나로통신에 대해 정통부가 중재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통신3강 정책' 또는 '통신유효경쟁정책'이라는 명분만 내세운 것도 오늘의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못 먹는 감 찔러라도 보겠다?**

임시주총이 끝난 뒤에도 하나로통신을 둘러싼 주요주주들의 힘겨루기는 계속돼, 하나로통신의 곤혹스러운 사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하나로통신측이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AIG컨소시엄과의 외자유치 재협상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LG측은 "지난번 외자유치 조건에는 하나로 경영진 등의 경영판단 실수 등으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AIG측이 투자한 자금을 보전해주는 악조건의 요구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의 구상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못 먹는 감 찔러라도 보겠다는 심사가 아니냐는 게 업계의 따가운 눈총이다.

LG는 5일 유상증자안 부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공식 멘트를 하면서 향후 대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나로통신을 헐값에 못 먹으면 그룹이 통신업계에서 철수하겠다고 공언했던만큼 LG는 이제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아냥대며 "하나로통신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이용해 헐값에 이를 인수하려는 LG의 탐욕이 이번 사태의 근원"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LG카드 부실로 그룹 전체의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LG가 거액의 인수자금과 신규투자가 필요한 하나로통신을 인수하겠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지금이라도 LG는 깨끗하게 욕심을 거두고 하나로통신이 독자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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