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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의 냉장고 신화, 현대 중국을 만들다
[최재천의 책갈피] <격탕 30년>, <중국 고도성장의 비밀>
1984년 중국 산둥성 칭다오. 서른다섯의 장루이민(張瑞敏)이 망해가는 한 전자공장의 공장장으로 파견됐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13개 조항의 규칙을 만들었다. 제1항은 "공장 내 아무 데서나 대소변을 봐서는 안 된다"였고, 다른 조항 중 하나가 "공장의 물자를 빼내서는 안 된다"였다. 부임 후 그가 내린 최초의 전략적 결정은 세탁기 시장을 버리고 냉장고를 생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2019.01.18 01:28:39
처칠의 가장 무서웠던 적, 우울증
[최재천의 책갈피]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짐승 같은 놈'이라고 흉악범죄자를 비난한다. 하지만 "이는 다른 종(짐승)들에게 몹시 부당하다. … 동일한 종의 구성원 사이에 파괴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고, 대개 너무 혼잡하거나 먹이가 부족한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한다. 인간은 유례없이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그래서 앤서니 스토가 묻는다. "왜 인간은 폭력적인 존재가 되는가." 저자는
2019.01.11 09:30:30
짜장면, 나라와 민족을 이은 검은 다리
[최재천의 책갈피] <짜장면>
하얀 밀가루로 만든 짜장면 면발의 색깔은 왜 노란색일까. 한국전쟁 직후 부산에서 음식점을 하던 차지평(車志平)이란 화교가 있었다. 부산시 중화요리협회 지부장까지 지냈다. 우동에 양잿물을 넣는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우동 밀가루에 양잿물을 섞었지요?" "양잿물이 아니라 식소다입니다." 궁지에 몰린 그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식소다 덩어리였
2019.01.04 09:16:11
1945년 8월 15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최재천의 책갈피] <법률가들>
일본 천황의 항복방송이 나오던 1945년 8월 15일, 경성에서는 조선 변호사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총 나흘 동안 이어지는 필기시험의 이틀째로 오전 상법 시험까지는 치렀지만, 오후의 경제학 시험은 치르지 못했다. 일본인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6일과 17일의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 시험 등은 자동으로 중단되었다. 요즘의 2차 격인 당시 필기시험 응시자는
2018.12.28 10:21:01
중국 유교 문화를 향한 냉정한 촌평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사상사>
"선종(禪宗)은 시조로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보리달마(菩提達磨)를 든다. 그러나 달마의 전기는 너무나도 전설적인 요소가 많아 역사적 사실로서는 신빙성이 낮다. 선종은 인도에 기원을 갖는다기보다는 체험적 직관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전통에서 발생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축도생(竺道生, ?~434)이야말로 선종의 선구였다고 할 것이다." 선종의 역
2018.12.21 08:54:13
아프리카, 우리의 고향
[최재천의 책갈피]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이 세상에 남의 나라를 쳐들어가보지 않은 민족도 있단 말인가? 내가 다시 천하를 통일한 다음에는 그 조선이라는 나라를 찾아가보리라." 1818년 한반도와 일본 류우뀨우 열도의 해상탐험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 영국 선장 바실 홀은 남대서양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 중이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을 방문했다. 홀의 아버지는 나폴레옹과 파리 군사학교 동창. 홀은 그
2018.12.14 10:17:07
중국을 이해하기란 정말 어렵다. 단, 이 책은...
[최재천의 책갈피] <한글자 중국-중국의 탄생>, <한글자 중국-중국의 확장>
황해의 맞은편 중국 산둥(山東)은 자랑거리가 많다. 그러나 호방한 산둥인은 한마디만 한다. "하나의 산, 하나의 강, 하나의 사람(一山一水一聖人)!" 하나의 산이란 산의 대명사 타이산(泰山)이요, 하나의 강이란 중화 문명의 젖줄인 황허(黃河)요, 하나의 사람이란 지고무상의 성인인 공자(孔子)다. '산둥'은 지리적으로 타이항산(太行山)의 동쪽에 있다는 뜻이다
2018.12.07 03:53:56
미셸 오바마=낙관주의자
[최재천의 책갈피] <비커밍>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밀경호국이 정한 미셸의 암호명은 '르네상스'였다. 하지만, 경호원들이 미셸에게 직접 말을 걸 때면 늘 '여사님(ma'am)'이었다. "여사님이 누구죠? 처음에는 이렇게 되묻고 싶었다. 여사님이란 꼭 나보다 나이가 더 많고 점잖은 핸드백, 편한 신발 차림으로 근처에 앉아 있는 다른 여성을 가리키는 말일 것 같았다. 하지만
2018.11.30 09:02:47
중국이 차기 '대권주자'를 뽑는 방법 알고 싶다면?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의 파워엘리트>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는 30대 시절 시진핑 주석과 교류를 시작한다. 둘은 "언젠가 이 나라를 우리 손으로 세계 최고의 나라로 만들어보자"며 결의했다. 리시는 '시진핑 이후 잠룡 9인'에 올랐다.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가 귀주성 서기로 일하던 시절 두어 차례 만난 적이 있다. 대단히 지적이고, 문화적 감수성이 뛰어났다. 2002년, 시 주석이 저장성
2018.11.23 11:38:42
'슈퍼리치'는 숫자를 좋아해
[최재천의 책갈피] <1% 부의 비밀>
공장에서 어떤 종업원이 앤드류 카네기가 오는 것을 보고 한마디 했다. “빌어먹을 경리가 또 오는군.” 존 D. 록펠러의 첫 번째 직업은 경리였다. “나(록펠러)로서는 유쾌한 일이지만, 숫자는 업무의 방법과 체계 그 자체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은 수학을 좋아했다. 여기서의 수학은 이론 수학이 아니다. 기본적인 숫자놀음, 회계, 부기, 대차대조표를 말한다.
2018.11.15 22:5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