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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적절한 올리버 색스의 에세이
[최재천의 책갈피]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얼마 전, 광화문 서점에 들렀더니, 올리버 색스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가 있었다. 반가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색스의 책이 나오기만 하면 나는 무조건 구입한다. 이번 책은 제목부터가 아름답다. 모든 것은 그 자리에(Everything in its Place). 책과 독서의 관련된 부분만을 정리했다. "나(색스)는 대체로 학교를 싫어했다.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2019.11.22 08:38:02
중국 인민의 국민볶음밥, 그 기원은?
[최재천의 책갈피] <중화미각>
최치원 선생 후손이다 보니, 중국 양저우시를 자주 찾게 됐다. 어쩌다 '도시 귀빈'이 되는 영예까지 안게 됐다. 갈 때마다 양주볶음밥을 먹게 된다. 양주볶음밥의 기원이 궁금했다. 시작은 아득히 멀리 대운하가 착공되던 수나라 양제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양제는 대운하를 뚫어 강남까지 배를 띄운다는 원대한 포부를 실천했다. 양제가 좋아했던 달걀볶음밥이 당시
2019.11.20 09:54:23
트럼프 시대 "속는 사람은 사물로 바뀐다"
[최재천의 책갈피]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
"속는 사람은 사물로 바뀐다(미하일 바흐친, 1943)."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은 세 단계를 거쳤다. 단계마다 미국의 취약성에 의존했고 러시아의 협조를 필요로 했다. 첫째, 러시아인들은 파산한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를 러시아 자본의 수령인으로 바꿔 놓았다. 둘째, 파산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공한 사업가로 연기해야 했다.
2019.11.08 11:39:20
중국의 國酒 마오타이 이야기
[최재천의 책갈피] <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
"향기로운 마오타이주가 기름처럼 진하니/벗 서넛을 불러 작은 배를 샀다/취하여 푸른 물결에 쓰러져도 아무도 알지 못했다가/늙은 어부가 부르는 소리에 깨어보니 어느덧 갈고리달 기울었다." 마오타이를 노래한 루위즈루의 시다. 마오타이는 '국주(國酒)'다. 국공내전당시 홍군의 여전사 리젠전의 회고다. "대장정 도중 마오타이진을 지날 때 그곳에서 생산되는 술을 마
2019.11.01 09:25:28
가난을 연구하는 경제학은 어디에?
[최재천의 책갈피]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빌딩 외벽에서 유리창 물청소를 하는 노동자가 있다. 그들의 눈엔 빌딩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하지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눈엔 창밖 노동자는 관심 밖이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다. 경제학 분야에서 '빈곤의 경제학(economics of poverty)'은 '경제학의 빈곤 현상(poor economics)'을 보인다. 많은 경제학
2019.10.30 14:17:34
홍콩 이후 중국은 어디로? 엘리트를 보라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의 엘리트 정치>
중국의 국가주석 마오쩌둥은 1962년부터 1965년 무렵까지 세 가지 고민과 한 가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먼저 고민. 첫째, 중국에서도 소련에서처럼 수정주의가 등장할 위험성에 대한 걱정이 컸다. 이를 막지 못하면 사회주의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염려했던 것. 둘째, 미 '제국주의' 세력이 중국의 사회주의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변화시키려는 음모인, 이
2019.10.21 10:38:18
"저는 '인간'이 아니라 '인적 자본'입니다"
[최재천의 책갈피] <밀레니얼 선언>
'밀레니얼' 세대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조지W. 부시의 재임 기간 동안 태어난 미국인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인적자본'으로 길러졌다. 원제가 책의 주제를 잘 드러냈다. Human Capital and The making of millennials, 우리 제목은 밀레니얼 선언(맬컴 해리스 지음, 노정태 옮김
2019.10.18 12:06:26
홀로 죽어가는 일본, 우리는?
[최재천의 책갈피] <가족 난민>
"가까운 미래에 (일본의) 시청과 같은 관공서에 '고립사 매장과'(가칭)가 신설되어 고립사로 인한 사후 대응이 일상 업무로 자리 잡게 되는 시대가 오리라 생각한다." 그럴 것이다. 고독사 혹은 고립사가 늘면 그 장례는 누가 치르게 될 것인가. 일본 이야기지만 남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이야기다. 사회보장 정책에 전제되는 가족제도가 있다. 굳이 표현하자
2019.10.04 16:36:02
중국 성립 70년, '중국 자본주의'의 탄생 이야기
[최재천의 책갈피] <붉은 황제의 민주주의>, <중국인 이야기7>
중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成立)70주년'이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번역한 우리식 표현은 '건국'이 아니라 '수립'이라는 게 흥미롭다. 독일 사람들이 통일과정에서 사용했던 농담이 하나 있다. "독일사람 칼 마르크스의 유산을 동서독은 어떻게 분배했지?" "서독은 자본론을, 동독은 공산당 선언을 가져갔어." 마르크스의 어머니가 이렇게 불평했단다
2019.09.30 14:31:09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할 이들에게 편지 한 통 남기다
[최재천의 책갈피] <죽음의 에티켓>
가족들과 이별이 시작된건 한참 전이다. (양)아버지께서 맨 먼저 돌아가셨다. 다음으로 (친)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얼마 전에는 동생이 나를 앞질러 세상을 떴다.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오리라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죽음이라는 본질을 회피하려 든다. "인간은 평생 자신이 반드시 죽는다는 걸 부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바로 그 이후로 생각하
2019.09.27 09:4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