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일대일로에 대해 답했다. "세계화된 이 지구촌에는 많은 지대와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한 지대와 한길(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을 지정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몇 달 전,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일대일로에 대해 답한 적이 있다. "다른 나라들은 아이디어는 많아도 돈이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에는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돈도 함께 가져옵니다."
약간의 시차를 둔, 상반된 전략적 혹은 이해관계가 일대일로의 현실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크로드에서 시작된, 혹은 영감을 받은 일대일로의 공식적 역사 또한 묘한 대립함을 시사한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를 공식화 한 건 2013년 9월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7년 전인 2006년, 미 하원 국제관계소위원회에서의 국무부 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인 리처드 바우처의 진술.
"우리의 목표는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사이의 옛 유대를 되살리고, 무역·수송·민주주의·에너지·통신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미 1년 전, 유라시아 문제에 정통한 학자인 프레더릭 스타의 논문이 뜻밖에 중국 측의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인민일보>가 머리기사에서 "미국이 '대(大)중앙아시아 전략'을 획책하고 있다."고 쓴 것이다. 사설은 더 했다. "중앙아시아로 침투해 들어가 이 지역을 장악하는 것은 언제나 변함없는 미국의 목표였다."
2011년 인도 첸나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도 이렇게 연설했다. "역사적으로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나라들은 서로, 그리고 대륙의 나머지 부분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사방으로 뻗어나간 실크로드라 불리는 교역망을 통해서입니다. (···)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칩시다. 이름처럼 하나의 간선도로가 아니고, 경제와 교통을 연결하는 거미줄 같은 국제적인 연결망입니다. 그것은 더 많은 철로와 고속도로와 에너지 기반시설을 만드는 것이고, (···) 국경지대의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며, (···) 물건과 사람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관료주의적 장벽과 그 밖의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일대일로에 대한 정책제안 혹은 지적 재산권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미국은 이미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바뀌었다. 실크로드 전문가 피터 프랭코판의 <미래로 가는 길, 실크로드>에는 평가 이전의 사실들이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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