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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쓰기가 어렵다고? 그럼 두 번째 문장부터 써라"
[최재천의 책갈피] <작가라서>
"늘 도입부부터 쓰십니까? (Do You Always Begin at the Beginning)"미국의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 가 303명의 작가들에게 물었다. "연애와 비슷합니다. 첫 부분이 가장 멋지지요."(메이비스 갤런트)"아무 계획 없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죠. 어떤 종류의 이야기가 될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해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2019.09.26 09:36:03
다산 정약용은 신부였다
[최재천의 책갈피] <파란>
1836년 2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세상을 떴다. 부고를 들은 처가 쪽의 먼 친척 홍길주가 말했다. "그가 죽다니, 수만 권의 서고가 무너졌구나." 다산은 가톨릭 신부였을까. "그렇다." 저자 정민의 답이다. 1786년 조선, 가톨릭의 교세가 확장되면서 이승훈은 10명의 신부를 직접 임명했다. 로마가톨릭교회의 공인 없이 임의로 신부를 임명하면서 교단을 출
2019.09.20 03:18:48
기회를 사재기하는 계급의 탄생
[최재천의 책갈피] <20 VS 80의 사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건드린 감수성은 돈이 아니라 계급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블루칼라 분위기를 내뿜었고 그 문화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그럼으로써 사랑을 받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부자들에 대해서는 아무 유감이 없었다. 사실 그들은 부자들을 존경했다. 그들의 적은 부자가 아니라 중상류층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기자, 교수, 경영자, 관료들, 이름
2019.09.16 10:19:29
마른 몸매의 한 흑인 남성이, 왕 앞에 당당히 섰다
[최재천의 책갈피] 서경식 <나의 영국 인문 기행>
2007년 영국의 노예무역금지법 통과 200주년 기념식이 엘리자베스 여왕과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렸다. 그런데 기념식이 한 흑인 남성의 항의로 일시 중단됐다. 일본에 있었던 저자 서경식은 텔레비전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른 몸의 그가 엄숙한 분위기의 식장 가운데로 걸어 나와 여왕을 비롯한 단상
2019.09.11 02:36:23
중국인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그것, 체면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인의 이유>
중국의 어느 거지가 자신의 面子(체면, 미엔즈) 자랑에 나섰다. "정말이야. 어느 동네의 갑부가 나를 아는 척하며 먼저 말을 걸어올 정도라니까." "그 갑부가 뭐라고 했는데?" "내가 문 앞에 앉아 구걸하고 있었더니 나를 보며 '꺼져'라고 했어." 우리나라에도 체면이라는 단어가 있다. 중국에도 체면이 있다. 중국의 체면은 우리와는 달리 훨씬 더 복합적이고,
2019.09.06 09:16:27
과거사, 일본의 미래를 가로막다
[최재천의 책갈피] <대변동>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예외 없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생각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가 이번에는 위기를 이야기한다. 개인, 국가, 세계의 위기다. 특별히 일곱 개 나라를 선정했다.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자신의 나라 미국까지. 책 대변동은 이야기체(narrati
2019.08.23 09:56:59
일본의 오늘을 만든 메이지 시대
[최재천의 책갈피] <메이지의 도쿄>
일본 관련 책을 부쩍 찾게 된다. 일본 이해 부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메이지 시기의 고관부인 중에 화류계 출신 여성이 많았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토 히로부미의 부인 우메코는 본디 시모노세키의 게이샤였다." 인력거는 메이지 시대의 산물이다. "메이지 30년대에는 도쿄에만 4만5000대, 전국적으로는 20만대 이상 되었다. 게다가 ‘리키샤(인력거)’라
2019.08.22 14:34:22
'평균의 종말' 시대, 수많은 다크호스를 인터뷰하다
[최재천의 책갈피] <다크호스>
1831년 출간된 영국 소설 젊은 공작에는 경마에서 돈을 벌었다가 ‘전혀 예상도 못 했던 말’이 우승하는 바람에 큰돈을 잃는 대목이 있다. 이후 '다크호스(Dark Horse)'는 표준적 개념에 따른 승자와는 거리가 있어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뜻밖의 승자'를 지칭하게 됐다. 수잔 로저스는 보스턴 버클리 음대 교수다. 수잔은 14세에 암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2019.08.15 20:46:20
한국 정치인의 연설이 재미 없는 이유는?
[최재천의 책갈피] <시진핑 주석이 연설 속에 인용한 이야기>
시진핑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로 일하던 2003년 7월의 한 글이다. "저명한 학자 왕궈웨이(王國維)는 학문 연구에 세 가지 경지(治學三境界)가 있다고 논술했다. 첫 번째는 '어젯밤 찬바람에 푸른 나뭇잎 지고/ 나 홀로 누각에 올라 천애지각(天涯地角)의 먼 길을 바라보네'이고, 두 번째는 '허리띠가 점점 헐렁해져도 후회하지 않으리니/ 임을 위해 초췌해지는 것
2019.08.14 08:27:13
"'셰일 혁명' 때문에 한반도에 전쟁이"?
[최재천의 책갈피]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경제적으로 일본과 한국은 서로 자연스럽게 협력하기에 적합한 상대로는 거리가 멀다. 두 나라 모두 인구 감소가 아주 많이 진행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고, 따라서 두 나라 모두 국내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보호주의에 의지해야 경제적 힘을 추스를 수 있다." 미국이 세계로부터, 아시아로부터 손을 떼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미국이 세계로부터 손을 떼는
2019.08.09 08: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