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1시 59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노근리 학살' 현장에서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떠올리다
[손호철의 발자국] 33. 충북 영동 : 미군의 '미라이 학살'은 오래 전 노근리에서 시작됐다
"야~ 저 다리 아름답네."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아치형의 쌍굴로 이루어진 다리가 우리를 맞는다. 가까이 다가가자, 쌍굴의 기둥과 그 옆의 벽면에 하얀 페인트로 무수히 많은 원과 삼각형을 그려 놓은 것이 눈에 띈다.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총탄 자국이었다. 그렇다. 이곳은 한국전쟁 중 발생한 대표적인 미군의 민간인 학살인 노근
손호철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2021.05.21 07:24:56
전시작전권 없는 주권국가? '비정상의 정상화'는 대체 언제…
[손호철의 발자국] 32. 대전 : '한국=미국의 식민지론'의 출발점
- 학생, 왜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라고 주장하지요? = 미국의 군사적 강점 하에서 탄생했으니까요. - 그럼 소련의 군사적 강점 하에 탄생한 북한도 소련의 식민지겠네요? = 아~ 그러네요. 그래도 외국군이 없는 북한과 달리 우리는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잖아요. - 주한미군 때문에 우리가 식민지라면, 미군이 주둔하는 일본과 독일도 식민지겠네요? = 아~ 그
2021.05.19 11:28:05
'친일' 반야월‧서정주, 같지만 달랐다
[손호철의 발자국] 31. 충북 박달재 : '친일 문인의 두 얼굴' - 반야월과 '종천(從天) 친일파' 서정주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굽이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 가슴이 터지도록. 유명한 옛 유행가 '울고 넘는 박달재' 가사다. 박달재는 충북의 충주에서 제천을 잇는 38번 국도를 따라 제천에 거의 다 이르면 있는 고개다. 특히 이 고개는 과거시험을 보러가던 경상도 청년 박달과 이 고개 아랫
2021.05.17 08:06:38
'동학혁명' 재평가한 박정희는 어떻게 동학을 모욕했나
[손호철의 발자국] 30. 공주‧보은 : 5‧16과 유신이 동학혁명 계승?
공주와 보은. 한 곳은 충남, 다른 한 곳은 충북의 운치 있는 도시다. 그러나 이 도시들은 슬픈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두 곳은 19세기 말 조선 민중의 꿈을 상징하는 동학혁명을 이끌었던 농민군이 최후의 전투에서 처절하게 산화한 곳이다. "이것은 전투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 살육이었다." 우금치 전투에 대한 한 연구자의 평이 다. 우금치는 논산에서 공주
2021.05.14 09:35:22
일본 힘으로 개화를 꿈꾸다 처참하게 죽은 '삼일천하' 주인공
[손호철의 발자국] 29. 아산 : 비상한 재주를 가졌지만 '상식'을 몰랐던 김옥균의 비극
구한말 격동의 개화기, 우리 사회 지도자 중 가장 처참한 말로를 기록한 사람은 누구일까? 최익현 등 많은 선비들이 곡기를 끊고 자진순국을 했지만 그는 그래도 ‘양반’에 속한다. 전봉준은 교수형을 당했고 형제들도 연좌제로 사형을 당했으며 후처는 노비가 됐다. 동학 혁명군 중 가장 처참하게 최후를 맞은 사람은 김개남이다. 그는 전주에서 처형되어 양반들이 다투
2021.05.12 08:25:13
고려시대 계급‧신분에 저항한 '최초의 민중봉기'
[손호철의 발자국] 28. 대전 : 우리가 현재를 빚지고 있는 명학소 민중봉기(망이·망소이의 난)
우리는 여러 선입견을 갖고 산다. '충청도 양반'이라는 것이 그 중 하나다. 아마도 말이 느리고 행동이 신중해서 그런 말이 생겼을 것이다. 따라서 '항쟁', '봉기'를 충청도와 연결시키는 것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5‧18 광주항쟁, 부마항쟁은 있지만 대전항쟁은 없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만 충청도와 항쟁은 별로 상관이 없다고 잘못 생각했었다. 이번 한국
2021.05.10 09:08:46
전두환 사기극의 '끝판왕', 평화의 댐 가보니…
[손호철의 발자국] 27. 강원도 화천 : 평화의 댐? 사기의 댐!
"지금이다. 둑을 터라." 퇴각하는 수나라 병사들이 얕은 살수에 들어가 강을 건너기 시작하자 을지문덕 장군은 결연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살수 상류에 만들어 놓은 둑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고구려 병사들은 둑을 텄다. 거세게 밀려온 강물은 수나라 군을 삼켜버렸고 30만 대군 중 2700여 명만이 살아 돌아갈 수 있었다. 수공(水攻)으로 유명
2021.05.07 08:15:26
먹고살려고 들어간 땅 속 전쟁터에서 제물로 바쳐졌다
[손호철의 발자국] 26. 강원도 태백 : '산업전사위령탑'과 구의역 김군, 그리고 김용균
'산업전사위령탑'. 한 때 한국 석탄 생산의 메카였던 강원도 태백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탑이 하나 있다. 황지자유시장 건너편 산 쪽에 있는 이 탑은 나 역시 존재 자체를 몰랐다가, 1980년 봄에 있었던 광부들의 항쟁인 사북 사태 자료를 찾아 갔던 태백 석탄박물관의 전시물에서 그 존재를 알게 됐다. 60년대부터 탑이 만들어진 1975년까지 석탄 채굴 중 목
2021.05.05 06:26:47
1980년 '서울의 봄', 막장 광부들이 돌을 들고 싸웠다
[손호철의 발자국] 25. 강원도 사북 : 어용노조에 저항해 일어난 '사북(탄광) 항쟁'
코로나19 때문에 요즈음 줄어들었지만, 산골오지에 수백 명의 노숙자들이 서성이는 곳이 있다. 바로 정선의 사북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도박중독자들이 노숙자가 된 것이다. 이제는 강원랜드라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가 생겨난 '카지노마을'이 되고 말았지만, 사북은 원래 한국을 대표하는 탄광마을이다. "어용노조지부장은 물러나라!", "지부장 직선제 실시
2021.05.03 07:56:51
나락 한 알에서 우주를 보다, 무위당 '생명 사상'을 기리며
[손호철의 발자국] 24. 강원도 원주 :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생명사상을 편 선구자 장일순
'한살림'. 원주 밝음 신협 2층으로 올라가면 한국 신용협동조합 운동과 '생명사상'의 선구자였던 무위당(無爲堂) 장일순(1928~1994)을 기리는 '무위당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 걸려있는 이 글씨는 예상 밖이었다. 서예에 조예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 그의 글씨가 삐뚤빼뚤하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잘 쓴 글씨'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소 실망하며 이
2021.04.30 01:3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