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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강제로 성남에 끌려온 빈민들이 일어났다
[손호철의 발자국] 43. 성남 : '도시빈민 항쟁'은 이곳 성남에서 시작됐다
"야~ 이건 정말 천당과 지옥이네." 2000년, 아마도 한국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약 30만 명이 거주해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치안공백'의 무법천지라 외부인이 접근할 수 없는 브라질 리오의 악명 높은 판자촌 호시냐 파벨라에 들어가는 귀한 기회를 가졌다. 한 판잣집에서 끝없이 펼쳐진 판자촌과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리오 해변의 별장들의 대비를 보고
손호철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2021.06.14 08:29:06
분단의 상징 '38선'은 누가, 어떻게 그었나?
[손호철의 발자국] 42. 경기도 연천 : 38선에서 분단과 남침, 북진을 생각한다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적과의 잘못된 전쟁." 1951년 오마 브래들리 합참의장이 미 의회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에 대항해 중국 본토를 공격하자는 맥아더의 계획에 대해 중국과의 전쟁을 압축해서 표현한 유명한 표현이다. 1980년대 미국 유학시절 '정책결정론' 수업 교재에서 이 이야기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대한민국
2021.06.11 06:19:22
도쿄에서 "조선독립"을, 미국에 "굿바이" 외친 '풍운아'
[손호철의 발자국] 41. 양평 : 총탄에 쓰러진 풍운아 여운형과 '제3의 길'
'탕 탕 탕!' 1947년 7월 19일 한 승용차가 혜화동 로터리 코너를 돌기 위해 서행을 하는 순간 한 청년이 차도로 뛰어들며 총을 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은 '풍운아' 몽양 여운형(1886~1947)이었다. 큰 키에 당당한 체격, 잘 생긴 얼굴에 뛰어난 패션 감각, 탁월한 언변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국제적 감각, 모
2021.06.09 06:16:34
아버지‧남편의 '인형'을 거부한 한국 여성운동의 선각자
[손호철의 발자국] 40. 경기도 수원 : 여성해방 운동의 선구자 나혜석을 기억하며
'에미를 원망하지 말고 / 사회제도와 도덕과 법률과 인습을 원망하라 / 네 에미는 과도기에 / 선각자로 그 운명의 굴레에 / 희생된 자였느니라' 수원 중심가에 위치한 한 광장의 입구 기둥에는 이 같은 글이 쓰여 있다. '에미'는 이 광장의 주인공인 나혜석(1896~1948)이다. '신여성'을 대표하는 나혜석은 이 기둥에 쓰여 있듯이, 한국 '최초의 여성
2021.06.07 06:08:05
조선 양반과 일본 사무라이가 국가 운명을 갈랐다
[손호철의 발자국] 39. 강화도 : 자폐적 척화론이 가져온 한말의 비극
어재연. 들어본 사람이 별로 없을, 그리 유명하지 않은 역사적 인물이다. 그를 만나려면 강화대교와 강화초지대교 중간의 바닷가에 있는 해안동로 삼거리 광장으로 가야한다. 그곳에는 키가 작은 동상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어재연 장군의 동상이다. 150년 전인 1871년 신미양요 당시, 그는 이 삼거리에서 가까운 광성보에서 개항을 요구하며 쳐들어온 미군들과
2021.06.04 10:22:26
탈 많은 4대강 사업, 기약 없는 '재자연화'
[손호철의 발자국] 38. 충남 공주 : 4대강 사업은 '녹차라떼 반(反)그린 노가다 뉴딜'이었다
'녹차라떼'.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우리의 4대강에 생긴 별명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 곳곳에 보를 만들자, 물의 흐름이 멈추면서 여름이면 녹조가 강을 뒤덮어버렸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찾은 금강보 근처의 금강은 다행히 녹차라떼가 사라지고 없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보를 개방했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 있자, 노자에 나오는 이야기로 신영복 선생이
2021.06.02 09:34:52
경부고속도로 타고 '산재왕국' 달려왔다
[손호철의 발자국] 37. 충북 추풍령 : 고속도로는 여러 실정에도 박정희가 '잘한 일' 중 하나다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 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 그 세월을 뒤돌아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 그 모습 그립구나 추풍령 고개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한 때 유행하던 '추풍령 고개'라는 노래다.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고 간다니 무척 높은 고개일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추풍령은 사실은 '낮아서 유명한 고개
2021.05.30 23:08:02
남북에서 저주받은 박헌영, 이제는 복권할 때
[손호철의 발자국] 36. 충남 예산 : '한반도의 저주받은 자' 박헌영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 아프리카 등 식민지를 경험한 사회에 대해 프란츠 파농이 쓴 역사적인 대작의 제목이다. 이 표현을 한반도에 적용해 볼 때, '한반도에서 저주받은 자', '한반도에서 가장 저주받은 자'는 누구일까? 남북한의 적대적 상황 때문에, 남한에서 '빨갱이'로 저주하는 사람을 북한에서는 '혁명열사'로 칭송하고 있다. 반대로 북한이
2021.05.28 09:18:53
'사상범' 잡아넣던 반인권법, '조두순 격리법'으로 부활?
[손호철의 발자국] 35. 청주와 청송 : 사상범·전과자에 대한 이중처벌은 계속된다!
"김상흠, 너 나와!" "제가 뭐 잘못했는데 그러세요?" 1974년 말, 부산의 한 달동네 서민주택에 경찰이 들이닥쳐 한 중년 노인을 끌어냈다. 영문도 모르고 갑자기 끌려나온 사람은 몇 년 전 출소한 사상범이었다. 그는 지리산을 끼고 있는 경남 하동의 내로라하는 부농의 아들로, 일본 와세다대학에 유학을 갔다. 일제 하 많은 지식인들이 그러했듯이, 그는
2021.05.26 09:11:34
남북은 이곳에서 교차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손호철의 발자국] 34. 대전 : 한국 사상범의 유배지 대전형무소에서 사상과 이념을 생각한다
형무소하면 외형적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죄수를 감시하는 높은 망루다. 대전 중구 아파트촌 한가운데에는 낡은 망루가 세워져 있어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한다. 1984년 새로 지은 교도소로 이전을 해 이제는 아파트들이 들어섰지만, 이곳이 원래 악명 높은 대전형무소(형무소는 1961년 교도소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여기서는 그 이전부터를 다루기 때문에 그냥
2021.05.24 08:2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