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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하는 철학과 철학하는 문학 사이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3ㆍ끝> 철학자-문학평론가 김진석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녁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
김정환 시인
2006.07.25 10:01:00
인간의 법은 끝내 아름답다. 혹은, 불안 없는, 멀쩡한 희망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2> 변호사 강금실
우선 앉거라. 지붕 무너질 걱정 아니 해도 된다… 요새야 지붕보다 더한 것도 백주 대낮에 와르르 무너지는 판이므로 위력을 다소 잃었지만, 이런 말 만큼 구세대 전매특허로서 신세대 지향적이고, 동시에 신세대에게 나날이 새로운 깨우침을 주는 말도 없다. 대형건물이 무
2006.07.13 15:31:00
미래를 향해 서는 일상의 집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1> 건축가 승효상
할 수만 있다면 어머니, 나를 꽃 피워 주세요 당신의 몸 깊은 곳 오래도록 유전해온 검고 끈적한 이 핏방울 이 몸으로 인해 더러운 전쟁이 그치지 않아요 탐욕이 탐욕을 불러요 탐욕하는 자의 눈앞에 무용한 꽃이 되게 해주세요 무력한 꽃이 되게 해주세요. 온몸으로 꽃이어
2005.10.24 11:58:00
가장 넓고 깊은 세상의 배꼽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0> 문학동네 사장 강태형과 편집위원 신수정
80년대 초 갓 상경한 강태형(은 `형`이 아니라, 성이 `강`이고 이름이 `태형`이다)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프로필은 좀 어수선했다. 갓 데뷔한 시인이자 돼지 값이 폭락하여 호되고 쓴 맛을 본 정부 지정 영농후계자인 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세계챔피언 직전에 턱을 다
2005.09.28 18:59:00
폭발하는 심장, 절규하는 사랑의 노래, 그리고, 그러나...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9> 가수 전인권
전인권이 참으로 오랜 세월 공들여 쓴 책 <걱정 말아요 그대>(청년사, 2005) 표4에 나는 이렇게 썼다. 제 목숨을 깎아 여럿의 목숨, 공동의 목숨, 미래의 목숨을 만들어내는 공연 예술의 정점을 `전인권 노래`는 보여준다. 그는 폭발적으로 절규하지만, 동시에 그의 노래 한
2005.09.12 11:41:00
저, 글쓰기의 지옥과, 그 너머 단아의 표정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8> `쟁이` 고종석
문태준 시 <맨발>은 2-3년 전 말 그대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언어 흐름과 착상의 흐름이 유구하면서도 기발하여 더욱 신기하고 그 신기함이 곧장 고전적 품격을 얻은 명편이지만, `글씨는 자세`라는 밋밋한 제목의 산문으로 읽어도 감동이 섬짓하고 엄정하다. 전문이
2005.08.29 15:59:00
자본과 미학 사이 전쟁터에 선 `아름다움의 권위`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7> 영화제작자 차승재
영화제작자를, 그것도 차승재처럼 돈 단위가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른 제작자와 친해지는 것은 5년 전만 해도 전혀 예정에 없던 일이다. 그가 약간 `힘주어' 만든 영화 한 편 제작비면 너무 책을 많이 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결국 악명 높은 내 저서 숫자 모두를 출판
2005.08.08 18:57:00
육체의 응집인 정신과 정신의 해방인 육체의 변증법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6> 연극인 안치운
안치운을 만나는 일은 프로메테우스와 대면하는 일이다. 그의 몸매의 표정은 우람하고 강단 지고 윤곽 뚜렷하고 낙관적이며 친절하게 과묵하지만,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은 늘 진지하고 고통이 묻어난다. 그를 괴롭히는 것, 매일 새로 돋아나는 그의 생간을 맨처음처럼 쪼아 먹
2005.07.29 17:45:00
눈 빛으로 대화하는 어머니의 전형을 찾아서, 혹은 연기의 미분학과 삶의 적분학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5> 연기자 고두심
나는 어려서 우리들이 하는 말이 별이 되는 꿈을 꾼 일이 있다. 들판에서 교실에서 장터거리에서벌떼처럼 잉잉대는 우리들의 말이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꿈을.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찬란한 별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릴 때의 그 꿈이 얼마나 허황했던가고.아무렇
2005.07.22 16:23:00
문화유산은 오래될수록 따스한 기억이다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4> 문화재청장 유홍준
유홍준은 `문학판의 4.19세대보다 튼튼한 `운동권` 68학번 세대 소속이고, 70년대 가장 시끌벅쩍했던 민청학련` 사건 주모자 중 하나이며 더 요란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이래 숱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리고, 물론, 이 글을 쓰는 현재, 정부 고위직 중에는 그래도 때깔
2005.07.07 14: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