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04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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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정치적 선택이 다르면 우정을 간직하기 어려운 시대에
[최재천의 책갈피]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장루이 미시카, 도미니크 볼통과의 대담
레이몽 아롱 : 요즘 세상은 정치적 선택이 다르면 우정을 간직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정치란 아마도 너무나 심각하고 비극적인 것이어서 우정이 그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운가 봅니다. 나와 사르트르의 관계에서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레이몽 아롱) 장루이 미시카 : 사르트르와 완전히 절연하고 난 뒤 고통스러웠나요? 레이몽 아롱 : 청년기의 우정을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고목이지만 잎의 기세가 좋은 나무는, 분명 속이 비어있습니다"
[최재천의 책갈피] '호류지를 지탱한 나무_1300년을 견딘 나무의 비밀'
“탑(건물)을 짓는 것은 나무를 짜맞추는 것, 나무를 짜맞추는 것은 나무의 성질을 맞추는 것, 나무의 성질을 맞추는 것은 사람을 맞추는 것, 사람을 맞추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맞추는 것, 사람의 마음을 맞추는 것은 목수에 대한 동량(棟樑)의 배려...”(<호류지를 지탱한 나무_1300년을 견딘 나무의 비밀> 니시오카 츠네카즈, 고하라 지로 지음,
"틀리고, 실수해라!"
[최재천의 책갈피] <틀려도 좋다>
애플사의 로고를 기억할 것이다. 흰 바탕에 검은 색깔의 베어 먹은 사과이다. 하지만 어느 쪽을 베었을까? 오른쪽일까? 왼쪽일까? 사과에 잎이 달렸을까?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조사를 해봤더니 로고를 정확하게 그린 사람은 85명 중 단 1명에 불과했다. 부제가 재밌다. '스마트한 뇌 사용설명서', 본제는 독일의 심리학자 헤닝 백의 틀려도 좋다(장혜영 옮김,
별주부전이 사찰 이야기인 이유
[최재천의 책갈피]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재작년 여름 흑룡강성인대상위(人大常委)부주임 리센강(李显刚)과 서울에서 저녁을 함께하게 됐다. 나이가 토끼띠로 똑같았다. 별주부전을 차용해 '오늘 술을 마시려고 간을 빼서 양지 바른 곳에서 말려 두었다가 다시 집어넣고 왔다.'라고 했다. 인도 어느 해안가에 열매가 많이 열리는 잠보나무가 있었다. 원숭이 한 마리도 살고 있었다. 나무 아래에는 원숭이가 던져
70주년 맞은 영원한 고전, <어린 왕자>
[최재천의 책갈피] <어린 왕자>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의 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간쑤성 둔황의 막고굴을 자주 오가게 된다. 그곳은 사막이고, 둔황은 오아시스 마을이다. 어느 날 둔황 시장과 만찬자리에서 인사말을 해야 하는데 잠재워두었던 이 문장이 스스로 깨어났다. 그래서 내가 둔황을 사랑하는 이유로 이 문장을 차용했다. 물론 저
로마는 늘 새롭게 다시 읽어야 한다
[최재천의 책갈피] <황제들의 로마>
"한편, 조금 우울한 기분도 든다. 이제 로마가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짙은 아쉬움에서 비롯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이다. 더구나, 21세기 프랑스의 베이비붐 세대는 고대문화에 대한 교양이 몹시 부족하다. 그 또한 열정으로 극복해야 한다. (저자)질 샤이에는 이런 열정을 나누고 싶어 했다." 브르타뉴 옥시당탈 대학 (로마사 담당 교수)베르트랑 랑송
일본을 알려면 조선과 가톨릭을 보라
[최재천의 책갈피] <일본인 이야기>
"가톨릭과 조선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보면, 16~17세기 전환기의 일본을 지금까지보다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주제다. 첫째, 가톨릭이다. "저는 16~17세기 이후에 제작된 일본 문헌, 그리고 오늘날에도 전국시대와 에도시대를 이야기하는 수많은 문헌과 연구에서 가톨릭 문제가 거의 감춰지다시피 해온 것을 알게 되
실크로드, 일대일로... 지적재산권은 미국에?
[최재천의 책갈피] <미래로 가는 길, 실크로드>
2017년 10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일대일로에 대해 답했다. "세계화된 이 지구촌에는 많은 지대와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한 지대와 한길(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을 지정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몇 달 전,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일대일로에 대해 답한 적이 있다. "다른 나라들은 아이디
진화가 인간의 음경뼈를 없앴다?
[최재천의 책갈피] <은밀한 몸>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기 중 아무 생각 없이 바지 속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손을 다시 꺼내 냄새를 맡았다. 장면을 중계카메라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했고, 몇몇 선수들은 기자들 앞에서 이 일을 평가해야 하는 곤란을 겪었다. 다들 재밌어했다. 완전히 몰입한, 긴장된 상황에서, 이 행동은 확실히 감독에게 큰 안정을 주었다. 그가 손으로 만졌던 물건이 맘
한국 보수 망하게 한 5적(敵)은?
[최재천의 책갈피] <진짜 보수 가짜 보수>
보수주의자들은 이미 검증된 역사와 전통, 관행, 경험을 중시한다. "보수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미지의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시도된 적이 없는 것보다는 시도해본 것을, 신비로운 것보다는 사실을, 무한한 것보다는 제한된 것을, 멀리 있는 것보다는 가까이 있는 것을, 유토피아적 축복보다는 현재의 웃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영국 보수주의 정치철학자 마이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