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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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극치', "마약으로 인간을 개조하라!"
[프레시안 books] 티머시 리어리의 <플래시백>
자서전은 위험한 장르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기록한다는 건 어지간히 자기 객관화에 적응된 이가 아니고선 과거의 추문에 공정한 입장을 취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특히 티머시 리어리 같은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심리학자이자 하버드 대학 교수, 약물 연구 프로젝트의 지휘자였으며 죄수였던 사람이 1960~70년대 미국이라는 격동기 한복판의 자신을 이야기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지금 당신도 '글래머'를 가지고 있나요?"
[김용언의 '잠 도둑'] 크리스토퍼 프리스트의 <매혹>
스포일러 경고 : 크리스토퍼 프리스트의 매혹(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에는 모종의 함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그 함정이 무엇인지 명시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어떤 분들께선 이것만 보고도 그 함정의 정체를 알아차리실 수도 있습니다.매혹의 원제는 "The Glamour"다. '글래머'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눈을 잡아끄는
짐승을 선택한 여자, 마지막에 웃을까?
[김용언의 '잠 도둑'] 마쓰모토 세이초의 <짐승의 길>
개천에서 용 난다고도 하고,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한다.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특히 전쟁이 끝난 직후 거의 모든 면에서 변신을 위해 허둥거리는 혼잡한 사회 속에서라면? 물론, 대다수의 이야기들은 전자를 선택하면서 시작된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가 1964년에 쓴 소설 짐승의 길(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펴냄)도 그러하다.
'보고 싶어' 목숨 걸었던 19세기 미치광이들!
[김용언의 '잠 도둑'] 란스마이어의 <빙하와 어둠의 공포>
"우리가 지구 자전축에서 북쪽 끝을 형성하는 수학적인 지점을 찾으려고 항해를 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지점에 도달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극을 둘러싼 커다란, 미지의 땅을 조사하기 위해 나간 것이다. 그리고 이 조사는 그 항해가 수학적인 지점 위로 이어지든, 아니면 그곳에서 조금 떨어지든, 학문적으로는 같은 의미를 갖
내가 낳은 딸 vs '금속으로 만든 딸', 뭐가 진짜야?!
[김용언의 '잠 도둑'] 게이비 우드의 <살아있는 인형>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이게 우리 회사의 모토지. - 영화 블레이드 러너 중에서안드로이드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 소설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러나 게이비 우드의 살아있는 인형(김정주 옮김, 이제이북스 펴냄)을 읽고 나면 그 상상의 폭은 더 넓어진다. 인공 생명에 대한 관심은 17세기부터 본격적으
아직도 홈즈 타령? 명탐정에 대한 환상을 버려!
[김용언의 '잠 도둑'] 대실 해밋의 <붉은 수확>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필립 딕의 원작을 많이 바꿨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디테일은 세 예언자의 이름이다. 원래는 다나, 마이크, 제리였지만 영화에서는 애거서, 아서, 대실이다.이들의 이름은 왜 바뀌었을까? 기본적으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과학 소설(SF)의 틀 안에서 "누가 나를 죽이려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 구조를 충실히 따
스웨덴 '미친년' 세상의 '악'에 선전포고!
[김용언의 '잠 도둑']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21세기 문학계의 최고 신데렐라를 꼽자면 딱 두 명이다.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여 살아가던 싱글 맘의 고달픈 일상을 쪼개가며 해리 포터를 쓴 조앤 롤링과 밀레니엄 시리즈의 스티그 라르손.이중에서도 라르손은, 잔인하지만 '죽음'을 통해 아예 전설이 되어버렸다. 스물일곱 살에 죽은 불멸의 록스타의 계보를 잇기라도 하듯 라르손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
사기 치는 교회 "하느님 믿으면 취직 OK!"
[2011 올해의 책]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
'프레시안 books' 송년호(71호)는 '2011 올해의 책'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프레시안 books'가 따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대신, 1년간 필자·독자·기획위원으로 참여한 12명이 각자의 '올해의 책'을 선정해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장르의 이 책들을 2011년과 함께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오래 전 상사가 나를 따로 불
글 쓰는, 시 외우는 당신이 '축복'인 이유
[김용언의 '잠 도둑']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조현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처음 접한 건 2008년 봄, 과학 소설 전문 번역가 김상훈으로부터였다. 그해 동아일보 신춘 문예 당선작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이 과학 소설이라는 것이다. '순문학'의 강고한 근원이 신춘 문예라고 보아도 무방할 텐데, 처음으로 '과학 소설'이라는 장르 소설이 선정되었다는 건 당시 꽤 큰 화제였다. 순문학 팬들은 당황했고,
시체만 넷! 범인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던" 하녀?
[김용언의 '잠 도둑'] 루스 렌들의 <활자 잔혹극>
"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소설 속 최고의 오프닝을 뽑는 시상식 같은 게 있다면 루스 렌들의 활자 잔혹극(이동윤 옮김, 북스피어 펴냄)도 당당히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소설의 어조는 때로 영국적 블랙 유머를 발휘하는 듯 빈정대지만, 대체적으로는 르포라이터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재구성한 다음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