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09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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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함을 깨닫는 인간만이 멍청하지 않다
[안치용의 노벨문학상의 문장] 도리스 레싱, <앨프리드와 에밀리>
"난 정말 멍청한 여자야. 그걸 이제야 알았어." "다행히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고통스럽게 자신의 멍청함을 깨닫진 않는데, 참 불쌍하셔라." -<앨프리드와 에밀리>(도리스 레싱, 민은영 옮김, 문학동네) ‘문학의 얼굴을 바꾼 작가’로 평가받는 레싱의 생애 마지막 작품인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에밀리의 대화이다. 소설의 두 주인공 앨프리드와 에
안치용 인문학자, ESG연구소장
'대학 위 대학' 그랑제꼴? 프랑스 그랑제꼴에 대한 오해와 진실
[독점과 쏠림이냐, 포용과 분권이냐] 한국에 잘못 알려진 프랑스의 대학 교육 실상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독특한 고등교육 제도를 지닌 나라다. 따라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왔고, 그만큼 오해도 적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학(Université) 이름을 없애고 숫자로 표기하여 서열을 없앤 이른바 ‘대학 평준화’는 프랑스 고등교육 시스템에 대한 한국 사회의 가장 대중적인 이미지다. 한편, 대학과 별도로 운영되는 그랑제꼴(Gra
이민경 대구대학교 교수
연쇄살인범의 해피엔딩을 그린 '도덕적 스릴러'
[안치용의 노벨문학상의 문장] 올가 토카르추크,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인간의 정신은 우리가 진실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발달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로 하여금 그 메커니즘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정신은 우리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가 절대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는 방어체계다. 우리 뇌의 용량이 어마어마하다지만, 정신의 주된 임무는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다. 지식의 무게를 모조리 짊어
쿱인덱스를 활용한 협동조합 평가의 중요성
[쿠피 리포트] 협동조합의 성과측정 ①
상부상조로 조합원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협동조합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십시일반' '상부상조'와 같은 다정한 말들은 서로 돕고 살아온 인류의 지혜와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서로 도와서 더 나은 결과는 만드는 일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한 전략일 것이다. 협동조합은 이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조직으로 조합원들의 지위 향상을
정유리 쿠피협동조합 연구원
사는 게 맛있다
[세상을 바꾸는 힘, 나눔]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내외 정세가 불안합니다. 서로를 향한 미움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남모르게 내 소중한 것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미래의 희망을 꿈꿀 수 있습니다. 나눔은 힘이 셉니다. 작은 결심, 조그만 행동이지만 태풍이 되어 사회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푸르메재단이 한국 최초로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을 세운 것도, 단단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대표
윤석열 정부 밀어붙이는 한미일 '동맹화'의 7가지 문제
[독점과 쏠림이냐, 포용과 분권이냐] 위태로운 동북아 평화, 누굴 위한 동맹인가
근년 들어 미국의 세계전략은 다중적 동맹체계 구축을 통한 패권의 유지라는 견해에 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몰락해 가는 제국의 말기적 증세인가. 문제는 어떠한 제국도 혼자 조용히 사라지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쟁의 위험성이 커지고 필경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고 수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문명의 공든탑이 무너져 내린다. 인간의 본성이고 진화의 법칙인가. 결국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
역사가 되어가고 있는 박정희, 어떻게 볼 것인가?
[독점과 쏠림이냐, 포용과 분권이냐] 박정희정권의 공과 되돌아보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후에도 한때 ‘박정희 신드롬’이 맹위를 떨쳤고, 그의 딸인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으로 물러나고 그로부터도 상당 시간이 흐른 지금, 박정희를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 이제 경상도 사람들이나 60∼70대의 나이 드신 분들만이 주로 그를 기억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정희는 역사
정해구 성공회대 겸임교수
더 나은 실패만이 항상 최선이다
[안치용의 노벨문학상의 문장]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인간은 모두 미치광이로 태어나는 거다. 그중에는 끝내 미치광이로 끝나는 자들도 있고.”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 오증자 옮김, 민음사)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대표적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다. 얼핏 봐도 인간의 본성과 실존에 관한 법어 같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자유롭게 살래요"
[일하는 발달장애] 무이숲 원유림·장정규 직원
경기도 여주의 푸르메소셜팜 안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 '무이숲'이 지난달 오픈 2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년 새 무이숲은 발달장애 직원들의 자부심이자 여주 인근에 거주하는 장애 청년들의 꿈의 직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름의 경계가 없다(무이․無異)'는 이름에 담긴 뜻 그대로 다양한 사람이 찾아와 어울리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지요. 무장애환경(배리어프리
푸르메재단
뭐든 사랑할 만한 게 남았으면 아무거라도 사랑해봐!
[안치용의 노벨문학상의 문장들] 토니 모리슨, <재즈>
“난 인생이 이보다는 더 대단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뭔가 더 대단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재즈>(토니 모리슨, 최인자 옮김, 문학동네) 토니 모리슨의 소설 <재즈>에 나오는 이 문장은 등장인물 내면의 갈등과 실망을 표현하면서, 삶의 불확실성, 정체성의 탐색, 그리고 더 나은 삶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