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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온 편지
[한윤수의 '오랑캐꽃'] <84>
재입국시켜 주겠다는 회사의 약속만 믿고 출국했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필리핀 노동자가 있다. 이름은 죠세핀. 그녀가 퇴직금을 받아달라고 우리 상담실장에게 영어로 된 위임장과 함께 이메일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S 선생님께 안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2009.06.04 07:11:00
바퀴 없는 오토바이
[한윤수의 '오랑캐꽃'] <83>
내가 외국인노동자를 도와주는 일을 한다고 하면 아주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 "오토바이나 훔쳐가는 나쁜 놈들을 뭐하러 도와줘요?" 그들에게 외국인 노동자는 <오토바이나 훔쳐가는 나쁜 놈>들이다. 그들이
2009.06.02 09:14:00
바나나와 고기
[한윤수의 '오랑캐꽃'] <82>
동물원에 새로 들어온 젊은 사자가 바나나를 먹이로 받아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옆 우리를 보니 나이든 사자가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젊은 사자는 너무나 불평등한 현실에 참을 수 없어서 물었다. "당신은 고기를 먹고 있는데 나는
2009.06.01 07:59:00
타라의 눈물
[한윤수의 '오랑캐꽃'] <81>
누가 이 사람을 태국인이라고 할까? 꼭 60년대 한국의 시골 미인처럼 생긴 태국 여성이 찾아왔다. 뺨이 연지를 바른 듯 연분홍빛으로 고운 데다가 얼굴이 갸름한 고전적 미인형으로 이름이 타라다. 태국 친구 다섯 명과 함께 같은 회사에 배치된 그녀는 입국한 지 6개월이
2009.05.28 06:51:00
메기의 눈
[한윤수의 '오랑캐꽃'] <80>
캄보디아 사람들 중에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싸우는 <투사형> 노동자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나는 그 투사들에게 틈만 나면 경고나 주의를 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불법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얘기다. 한국에 온 지 두 달 밖에 안 되어
2009.05.26 07:31:00
어느 화교 청년의 좌절
[한윤수의 '오랑캐꽃'] <79>
동남아시아의 화교(華僑)가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화교는 한국에 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물게 그들 중에서 몇은 한국에 온다. 왜? 돈이 목적이라기보다는 한국이란 미지의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새로운 기회를
2009.05.25 07:04:00
3명에 2대
[한윤수의 '오랑캐꽃'] <78>
베트남 노동자 누남이 옆구리에 멍이 든 채로 왔다. 사장님에게 막대기로 찔렸단다.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공장에 일거리가 없어서 며칠 놀다가 오래간만에 일감이 들어왔다. 회사는 아연 활기를 띄고 직원들은 물론 사장님 가족들까지 모두가 매달려서 일했다. 그러나
2009.05.21 09:10:00
분홍립스틱
[한윤수의 '오랑캐꽃'] <77>
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설경구의 애인 송윤아는 이쁘고 마음씨 착하고 인정 많고 다 좋지만 한 가지 결정적 약점이 있다. '분홍립스틱'이란 노래를 부르는 남자에겐 사족을 못 쓰고 무너지는 것. 어떤 남자든 "언제부턴가 그대를, 그대를 처음 만난 날.....
2009.05.19 07:52:00
보물 2호
[한윤수의 '오랑캐꽃'] <76>
수원이나 안산 같은 큰 도시에서는 통역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지인 발안에 위치한 우리 센터에서는 통역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베트남의 명문대학인 호치민대 한국어과를 나오고 한국으로 유학 와서 중앙대 경제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유
2009.05.18 08:39:00
공포
[한윤수의 '오랑캐꽃'] <75>
태국여성 동바이는 퇴직금을 받아야 하는데 노동부에 출석은커녕 내 전화도 받지 않았다. 두 번이나 펑크를 내자 감독관은 할 수 없이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동바이가 센터에 다시 나타났다. 왜 전화를 안 받았냐고 묻자 동바이는 뜻밖의 소리를 했다.
2009.05.14 06:4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