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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분까지 접은 한미FTA, 관청 앞 감나무는 잘 지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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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분까지 접은 한미FTA, 관청 앞 감나무는 잘 지키면서…"

한미FTA 반대 기자회견…"자동차마저 내줄 거면 협상 왜 했나"

한미FTA 협상이 "내줄 것만 주고 실익은 없는 졸속 협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FTA 통상장관 회의가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자동차 규제 완화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뜻을 내비치면서다.

한미FTA 폐기 비상시국농성단은 9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불평등 한미FTA 협상 즉각 중단 촉구 시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자동차 분야를 거의 유일무이한 협상의 성과로 우려먹어왔는데 이제는 그 자동차마저 양보하고 있다"며 "수혜 업종은 없고 내줘야 할 것만 가득하다면 협상은 왜 했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프레시안(김윤나영)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자동차는 마지막 남은 한미FTA의 명분"이었다면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은 자동차 안전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다 퍼주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한국은 한미FTA 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이미 '4대 선결과제'를 미국에 미리 내줬다"고 지적했다. 4대 선결과제란 스크린쿼터 축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약값 재조정,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를 뜻한다. 그는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굴욕적으로 쇠고기를 내주지 않았다"며 "미국이 추가 협상을 요구하면 이번 기회에 잘못된 것을 끄집어내 제대로 된 협상을 해야 하는데 한국 정부는 퍼주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박용진 부대표는 "맞은편에 감나무가 잘 익었다. 관공서, 국회, 법원에도 감나무를 많이 심는다"며 입을 열었다. 박 부대표는 "만약 지나가던 행인이 관공서에 열린 감을 따면 재산 손괴죄로 징계를 받는다"며 "정부는 재산 관리할 때는 자국민으로부터 감 하나도 잘 지키면서 국민의 이익, 건강, 자존심을 팽개치고 일방적으로 내주기 협상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부대표는 "외교통상부 입장에서는 이미 못 박은 날짜 안에 협상을 타결하려면 어쩔 수 없이 다 내줘야 할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 전에 FTA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하니 결과는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주기만 하고 받는 것이 없으면 협상을 왜 하느냐"고 반문했다.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는 "주권자인 국민과 국회도 모르는 상태로 협상이 진행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통상관료들은 재협상을 하면서도 재협상이 아니라고 한다"며 "이는 국민을 기만하고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에는 외교통상부 건물 안으로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농성단은 커틀러 대표보를 향해 "한미FTA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는 "한미FTA 협정, 묻지 마 퍼주기 협상"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외교통상부 앞에는 경찰 2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 기자회견이 끝난 후 농성단이 "한미FTA 협정, 묻지 마 퍼주기 협상"이라고 적힌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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