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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무기 사면 자주국방 완성? '평화협정 체결'이 훨씬 남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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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무기 사면 자주국방 완성? '평화협정 체결'이 훨씬 남는 장사!

[프레시안 books] <자주국방의 가성비>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조속한 전시작전권 환수를 강조해 왔다. 전작권 확보는 주권국가로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필수적인 항목이다. 그런데 자주국방을 위한 이같은 노력은 남북관계 악화와 한반도 긴장을 불러왔다. 자주국방과 평화공존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최근 출간한 <자주국방의 가성비>를 통해 이러한 모순적 상황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 드러났다고 짚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차인 2018년에는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6.25 이후 역사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한반도 평화에 가까이 갔던 시기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어느 정부 못지 않게 자주국방에 힘을 썼다. 국방비 8.2% 인상, 북한 대상의 작전이 포함된 국방개혁 2.0,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지침 폐지 등 국방력 강화에 나섰다. 이는 안보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응하는 것과 함께 전작권 환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행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남한의 국방력 강화는 북한의 반발을 불렀다. 남한의 자주국방과 남북 간 평화공존이 현실 속에서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남북관계는 2018년 이후 문재인 정부 내내 악화됐다.

이와 관련 정욱식 소장은 위 저서에서 "자주국방은 '힘에 의한 평화를 목표'로 하고, 평화공존은 '관계 개선에 의한 평화'를 목표로 한다"며 "이렇게 어울리기 힘든 두 가지 목표에서 최대한 교집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교집합은 '전쟁 방지'에 있다"면서 자주국방을 이루면서도 한반도 긴장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 소장은 반격 능력을 갖추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반격 능력에 대해 "'선제공격 능력이 아니라 공격을 받았을 때 생존한 전력으로 확실한 보복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능력을 갖추는 것이 "억제 목표에는 충실하면서도 부작용은 최소 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사후적으로' 상대에게 피해를 안겨 줄 수 있는 공격용 무기는 '사전적으로' 상대의 셈법에 영향을 줘 무력행사를 못하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라며 "쌍방 간에 군사적 불균형이 심할 때에는 이 방식이 심각한 불안을 야기할 수 있지만,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는 쌍방 억제가 작동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격 능력' 위주의 자주국방 노선이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가성비'가 뛰어난 방식이라는 데에 있다"라며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실현성부터 극히 불확실할 뿐 아니라 성사되어도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수십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요한다. 이에 반해 한국이 이미 제조 운영하고 있는 디젤 잠수함의 추가적인 전력화는 단기간 내에 가능하고 예산 부담도 훨씬 적다"라고 전했다.

▲ <자주국방의 가성비>, 정욱식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한겨레출판

방공 부문에서도 정 소장은 "조선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한국형 3축 체계'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킬체인과 KAMID는 억제 목적에 비해 그 부작용이 크다"라며 "초점을 또 하나의 축인 대량 응징 보복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미 한국은 고위력 현무 미사일, 타우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공대지 미사일, F-35A 스텔스기를 비롯한 첨단 전투기, 순항미사일뿐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첨 단 잠수함 등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이 가운데 '반격 능력'의 관점에서 잠수함 전력을 보강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핵 추진 잠수함보다는 디젤 잠수함의 증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주문했다.

한국의 국방 책임 범위를 줄이는 방안도 나왔다. 정 소장은 "한국 국방의 범위를 헌법의 영토조항으로 삼으면 자주국방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고, 군사분계선 이남, 즉 한국의 실효적인 행정 구역으로 삼으면 금방이라도 달성할 수 있다"라며 "실용적 자주국방을 실현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은 국방의 범위를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정하는 데에 있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 국방의 범위를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정하면, 대북 점령과 안정화가 포함된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과 연합훈련도 대폭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할 경우 전작권 전환 문턱이 크게 낮아져 조속한 환수가 가능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이같은 개념 정의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으나 헌법 제4조의 경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헌법 어디에도 흡수통일 이나 군사적 방식의 영토 수복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개헌 이전이라도 국방 범위를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재정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평화공존의 가능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 추구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정책적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국방 수요를 낮출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평화협정은 한국 전쟁의 공식적인 종식과 상호 불가침, 그리고 이를 위한 군비 통제가 핵심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창출에 획기적으로 기여한다"라며 "이는 한국의 대북 국방 수요를 크게 낮춰 불확실한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자주국방을 건설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작전권 이양은 한국전쟁과 정전체제가 낳은 산물이다. 이에 따라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하고 평화 구축을 명문화하는 협정 체결은 전작권 환수의 최적의 조건이자 환경에 해당한다"라며 구조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방비를 매년 수십조 원 쏟아 부으면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안보가 튼튼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보다 궁극적이고 가성비 높은 자주국방은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더 저렴하고 확실한 방법을 두고 군비 확충에만 열을 올릴 이유가 있을지, 냉정하게 손익을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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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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