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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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의자의 길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9>
나는 차별, 가난, 착취, 식민주의에 줄기차게 반대했다. 불황, 전쟁, 파시즘을 겪으며 분노했다. 그런 일들은 아무리 곱게 봐도 문젯거리였고, 나쁘게 말하면 사회 전체가 타락할 대로 타락하고 스스로 파멸해 가는 끔찍한 악몽이었다. 나는 대안을 마련하고 실현하려는 노력
도종환 시인
우기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8>
하늘은 언제든지 비가 되어 내릴 구름으로 가득한데, 젖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한 개인에 대해 세상은 그다지 크게 관심을 갖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나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구름 걷히고 하늘 개는 날 있으리란 믿음이 있어 우리는 삽니다. 그런 믿음이
소인배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7>
소인배는 자신의 인생, 자기가 속한 조직,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를 뛰어넘어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갖지 못한다. 소인배는 정해진 업무는 완벽하게 수행해낸다. 하지만 변화를 원하지는 않는다. 늘 해오던 방식에 대해 '왜 그래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지는
역설의 진리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6>
세상은 미쳤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불평만 하고 있을 것인가. 중요한 것은 불평이 아니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은 답답한 요지경이지만 나는 내가 사는 이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 바로 이런 희망을 잃지 않는
독도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5>
일본의 후안무치한 주장은 일단 분쟁지역으로 묶어두는 것만 해도 정치적으로 얻는 게 있다는 잘못된 계산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우파의 민족주의를 자극해도 표가 되고 보수표의 기반 중의 하나인 어민들 표와 지지를 모으는 데도 별로 손해될 게 없다는 정치적 계산도
모기이야기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4>
옛날 옛날에 정말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젊은 부부는 아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내가 난치병에 걸려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남편은 너무나 슬퍼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아내의 관 옆에 힘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어떤 도인이
좋은 사람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3>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도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이 미워하는 사람 역시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면 누가 좋은 사람일까요? 선한 사람, 의로운 사람이 그를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 의롭지 않은 사람들이 욕하고 미워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유쾌한 시 몇 편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2>
최근에 재미있는 시 두 편을 보았습니다. 현대시학 6월호에 발표된 이문재 시인의 시 「촛불의 노래를 들어라」입니다. 이 시의 내용을 보여드리면 이게 어떤 시를 이렇게 바꾸었는지 단박 알아채실 겁니다. "불이 눕는다 /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 불은 눕고 /
희망의 바깥은 없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1>
구원이 밖에서 온다고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밖만 쳐다보고 있으면 구원은 오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자에게만 옵니다. 새살은 상처의 밑에서 솟습니다. 희망도 내부에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임숙영의 책문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40>
책문이란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이 되는 시험을 말합니다. 대과를 거친 인재들 가운데 33명이 남습니다. 이들은 더 이상 탈락하지 않습니다. 다만 등수만 결정될 뿐입니다. 이들이 왕 앞에서 치르는 최종 시험이 책문입니다. 왕은 절박한 심정으로 인재를 뽑기를 원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