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자국 병사를 구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무력공격 중단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결의안 채택은 좌절됐다.
美 "결의안이 균형 잡혀 있지 않다"…15개 국 중 유일하게 '반대'
이날 결의안 투표에서는 안보리 이사국 15개 국 가운데 10개 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4개 국이 기권했다. 기권한 국가는 영국, 덴마크, 페루, 슬로바키아다.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카타르가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돌에 대해 한쪽에 대해서만 요구하고 다른 쪽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는 등 균형이 잡혀 있지 않아 결의안 초안이 이 지역의 긴장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권 행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표결에 앞서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너무 비판적이라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여러 차례 수정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발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균형이 잡혀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것은 2년 여 만으로 미국은 이번 일로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관계를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셈이다.
리야드 만소어 팔레스타인 유엔대사는 안보리 결의안 통과 실패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그는 안보리가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군에 의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데 대해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도 미국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일정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멈추지 않는 공격, 또 공격'에 늘어가는 사망자
한편 이날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레바논 사이의 폭탄 공격이 계속됐다.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한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의 대(對)레바논 공습에 맞서 이스라엘 제3의 도시 하이파에 로켓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 청사를 폭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공격으로 부상당한 사람 중에는 생후 4개월 된 아기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하루 동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일가족 9명이 목숨을 잃는 등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생명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수는 70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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