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대(對)팔레스타인 공세의 대외적 목적은 '샬리트 상병 구하기'이지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대로 진짜 속셈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파괴'인 듯 하다. 자국 병사를 구출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격이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철수한 가자지구의 정착촌 3곳을 점령했다.
날이 갈수록 확산되는 유혈사태…이스라엘군 사상자도 발생
<BBC>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래 6일(현지시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피의 목요일'이 됐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인이 이 날만 22명 사망했으며 처음으로 이스라엘측 사망자도 나왔다.
<BBC>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양측의 교전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무장단체 요원이지만 민간인 희생자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라히야 마을 서쪽에 이스라엘 군이 공습을 퍼부어 팔레스타인 무장요원 6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또 가자 남부의 칸유니스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최소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예닌에서도 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이들 중 한 명의 이스라엘의 공습에 항의하며 돌을 던지던 16세의 소년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사망자가 모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요원들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구하겠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한 이래 이날 최초로 이스라엘군의 전사자가 나왔다.
샬리트 상병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인민저항위원회(PRC)는 이날 베이트 라히야 지역에서 벌어진 이스라엘 군과의 전투 중 1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전사자 1명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철수했던 가자 정착촌 3곳 점령…"다시 점령할 계획은 없다"?
'피의 목요일'로 불릴 만큼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이날, 이스라엘 군은 가자 북부 지역의 옛 유대인 정착촌 3곳을 다시 점령하고 가자 남부의 칸유니스 인근까지 탱크를 앞세워 진격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번에 재점령한 3개의 정착촌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한 임시 완충지대로 설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가자지구의 21개 정착촌에서 철수한 이후 이스라엘이 자국 병사의 구출을 명분으로 탱크를 앞세워 가자지구 깊숙한 곳까지 점령해 나가면서 팔레스타인의 반발의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날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모든 보안군과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 군대에 맞선 싸움에 참여하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내무부 장관은 이날 "모든 팔레스타인 보안군과 무장세력은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덕적이며 민족적이고 종교적인 의무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알자지라>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있다며 실제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무장단체는 소수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도 더욱 거세지고 있어 유혈사태가 조기에 정리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유엔인권이사회, 이스라엘 규탄 결의안 채택…서방국가들 반대·한국은 기권
한편 이날 유엔인권이사회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과 인권 침해를 비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슬람회의기구(OIC)가 주도해 마련된 특별 회의에서 47개 이사국들은 표결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투표 결과는 찬성 29표, 반대 11표, 기권 5표였다. 이사국 중 하나인 한국은 기권했다.
서방국가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는데 그 이유는 이 결의안이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언급이 없어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서방 국가들과 제3세계의 입장 차이는 인권이사회가 그 전신인 인권위원회의 한계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유엔은 지난 3월 15일 서방 국가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권위원회를 악용해 온 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으로 인권을 위한 활동을 펼치겠다며 인권이사회 신설을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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