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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문협회, 세계총회 치를 자격 없다”

언론 현업·시민단체, 행사장 앞서 비판 기자회견

노무현 대통령이 58차 세계신문협회 총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동안 국내 언론 현업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행사장 밖에서 비판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신문협회의 해체를 주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행사장 앞으로 행진을 하려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측과 20여분 동안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신문시장 망친 주범이 미래 모색 국제행사라니…”**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 공동대표 김영호·이명순),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이명순) 등 국내 대표적인 언론 현업·시민단체들은 30일 오전 세계신문협회(WAN) 총회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신문협회 해체 △장대환(매일경제 회장) 협회장 사퇴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한편, 정부당국의 국고지원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국제행사가 열리는 장소까지 와서 주관을 맡고 있는 한국신문협회의 해체를 외쳐야 하는 우리들 또한 참담한 심정”이라며 “그러나 한국신문협회는 이미 메이저신문사들의 사교모임으로 전락한데다가, 범법을 저질렀던 몇몇 전·현직 협회장들은 이를 통해 국내 신문시장을 불·탈법의 온상으로 만든 바 있어 이러한 실상을 전 세계 언론인들에게 제대로 알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홍석현 전 협회장과 장대환 현 협회장을 직접 겨냥해 “지금은 주미대사가 된 홍석현 전 협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신문의 미래를 역설했지만 사실 국내 신문시장을 지금의 파탄지경에 이르도록 만든 것은 그의 묵인과 조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뒤를 이은 장대환 현 협회장 또한 각종 축재와 노조탄압 등을 일삼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들이 수장을 맡고 있는 한국신문협회는 신문의 미래를 모색하는 이번 국제행사를 치를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영호 언개연 공동대표도 “지난 15년 동안 국내 신문시장을 ‘돈 놓고, 돈 먹기’판으로 만들어 모든 신문사들을 심각한 경영난에 빠뜨렸던 한국신문협회는 최근에도 또다시 일부 메이저신문사들에 경도돼 신문법 시행과 신문유통원 설립 등을 반대하며 도리어 신문사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은 신문협회 스스로가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고 있는 것인 만큼 각 신문사들은 신문협회 탈퇴와 함께 해제투쟁 등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민일보>, 올해 두 번째 신문협회 탈퇴 노사합의**

한편 서울에서 세계신문협회 총회가 열리는 동안 <제민일보>는 30일 오전 한국신문협회 탈퇴에 노사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민일보>의 신문협회 탈퇴는 올해 1월 3일 <경남도민일보>에 이어 두 번째다. <제민일보>는 애초 같은 지역의 <한라일보>와 공동으로 신문협회 탈퇴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한라일보> 내부 사정으로 <제민일보>가 먼저 신문협회 탈퇴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지역신문 가운데에서는 <부산일보> <국제신문> <매일신문> 등이 현재 진행 중인 노사 임·단협 협상에서 신문협회 탈퇴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전국언론노조와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 등은 지난 3월과 4월 각각 올해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회사측에 신문협회 탈퇴를 공식 제안토록 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한국신문협회가 주관하는 58차 세계신문협회 서울총회는 3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6월 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관 2~3층에서 열리게 되며, 티모시 볼딩 WAN 사무총장의 ‘세계 신문산업 동향에 관한 보고’를 비롯해 각 국 주요신문사 발행인들과 언론인들이 참여하는 동향보고, 강연, 토론회 등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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