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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쇼크로 금융시장 대혼란

주가 폭락-환율 급등, 투신권 환매쇄도

LG카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99년 대우그룹 직후의 금융대란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1천2백원선 돌파**

우선 환율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한국증시의 최대 큰손인 외국 투자가들이 연일 '팔자' 주문을 쏟아내며, 현금화한 돈을 달러로 바꿔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채권은행단이 LG카드에 대한 2조원의 긴급자금 수혈 등 지원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9일 이후 처음으로 1천2백원대를 돌파해 1천2백4원을 기록하고 있다.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엔 환율도 지난 2001년 9.11테러이후 2년여만에 처음으로 1천1백원선을 돌파했다.

***투신권 환매사태 재연**

22조원대의 LG카드채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투신권에서는 지난 19일부터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에 대한 환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4월 카드채 1차사태때와 동일한 환매사태의 재연이다.

이미 MMF에서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무려 5조5천8백8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이달 들어서만 8조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3일 현재 MMF 수탁고 규모는 41조7천2백50억원으로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탁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카드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형펀드에서 지난달보다 1조8백66억원(잔고 58조6백20억원)이 줄었다. 카드채 발행 시장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LG카드에 대한 지원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 대대적인 환매사태가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증시 7백60선 깨져**

증시 또한 LG카드와 삼성전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등의 충격으로 7백60선이 깨지면서 전장보다 17.13포인트 2.22% 하락한 7백53.65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LG카드를 위시한 카드주들이 하한가에 가까운 폭락을 면치 못했다. LG카드는 주가는 7천5백70원으로 하한가로 폭락하며 최근 1년간 최저가로 떨어졌다. 외환카드도 하한가인 3천3백80원에 마감됐다.

LG카드의 최대주주이자 구본무 회장의 지분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LG투자증권의 주가도 하한가인 8천3백80원으로 폭락했다. ㈜LG의 주가도 8천5백70원으로 6.44% 떨어지는 등 LG그룹주 대부분이 불법대선자금 수사에 이은 LG카드 쇼크로 급락세를 보였다.

LG카드 부실의 짐을 떠맡게 된 은행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3.85% 하락한 6천4백90원, 국민은행은 2.88% 하락한 4만4백원 등 특히 8개 채권은행단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동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확대중”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은행들은 자사 신용카드 부문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LG카드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최악의 경우 지원 금액을 출자전환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신 반응 냉담, 한국 주가만 '나홀로 급락'**

외신들의 반응도 한결같이 부정적이며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가 지난 주 중반이래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이날 개장한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대만 등 여타 아시아 금융시장의 경우 소폭 오르거나 내리는 보합세로 안정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 증시만 큰 폭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해 주목된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LG카드 자금위기를 주요 톱기사로 실시간으로 전하며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의 분석가의 말을 인용, “LG카드가 2조원의 자금지원으로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근본적인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지도 주요 속보로 계속타진하면서 서울의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LG카드 사태를 계기로 카드채, 투신사 문제 등 한국의 금융 불안요인이 폭발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카드채 불안 진정여부 불투명**

대부분의 금융전문가들도 채권은행단이 만기상환을 1년 유예해준 것처럼 투신권등 제2금융권에서도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는다면, 2조원의 신규자금은 교보생명이 지난 주말 제시했던 것과 같은 매출채권 담보 차입금이나 투신권 펀드에 편입돼 있는 카드채에 대한 환매 요구가 이어지면 한달안에 다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카드의 전체 차입금 21조4천억원 가운데 60% 정도를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고 이중 은행권이 40%, 제2금융권이 60%를 보유, LG카드의 경영정상화의 열쇠는 결국 제2금융권의 협조여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이에 24일 투신사, 보험사 등 제2금융권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채권 만기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투신사의 경우 고객들의 환매사태가 계속될 경우 채권 만기에 협조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신권은 이에 '제3차 공적자금'의 조성 및 조기투입을 희망하고 있으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머뭇거리고 있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 증권업계는 최근의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연기금의 증시 투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 또한 노조 및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현금서비스 중단사태까지 부른 부도 위기로 우량고객이 이탈하고 신용하락에 따라 조달비용이 상승하게 되는 등 영업여건이 악화돼 결국 매각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구본무 일가주식 다섯달새 절반으로 줄어, 부당내부거래 의혹**

금융계에서는 구본무 회장 및 일가들이 그 동안 LG카드에 대한 지분을 꾸준히 줄여와 카드 부실화를 예견하고 미리 이익실현을 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도 일고 있다.

구 회장 일가의 지분은 작년 6월말 33.41%였으나 지난 10월13일 현재 18.38%로 줄었으며 최근까지 구 회장 일가의 매각지분을 감안하면, 이 지분은 16.62%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신용카드사 경영위기가 본격화된 올해 들어서도 LG그룹은 금융계열사의 정상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그룹내 일가들의 지분 정리에만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 내부에서는 “현실적으로 LG는 이번 지원자금으로 한달간 시간을 벌고 이 기간내에 카드사를 제3자에게 매각하지 않으면, 그룹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채권단에서는 또한 “구 회장 일가의 주식이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내놓지 않겠다는 것은 LG카드를 포기할 테니 국민과 금융시장이 책임지라는 식의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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