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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통항료는 안 되지만 본인은 된다는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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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통항료는 안 되지만 본인은 된다는 '내로남불'

<AP>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에 "이후 상황 전개에 대해 중대한 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체결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에 대해 "시험삼아 해본 것"이라며 연일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격과 협상 어느 쪽에서도 성과를 못내면서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했던 이란과 휴전 협정은 그가 해상 봉쇄 재개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료 부과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붕괴됐다"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스스로도 통행료 부과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상반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같은 상황 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과 미사일 공격도, 외교적 협상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상황에서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를 이용하는 선박들에게 통행료를 받겠다며 기존과 180도 다른 입장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선박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 화물 가치의 20%를 수수료로 징수하겠다고 밝혔고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을 지목하며 이들 국가들로부터 미군의 '보호'를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어떤 나라도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몇 주 전에도 강조했는데 갑자기 정반대로 입장이 바뀌었다면서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나 여러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설명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백악관은 대통령이 새로운 입장과 이전 입장을 어떻게 조화시켰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격변을 두고 "트럼프는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공공재인 항행의 자유를 지킨다는 수호자 행세를 해왔는데 유럽 국가들에게 막대한 위험을 감수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제는 오히려 그들에게 돈을 받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문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한다는 오랜 원칙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이란이 통항료를 부과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 온 자신의 논리를 사실상 무너뜨렸고, 결국 선박 운영사에 중요한 것은 누가 통항료를 징수하느냐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입장이 이후 상황 전개에 대한 중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두고 본격적인 공격 재개 또는 장기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대통령의 모호한 메시지와 연이은 군사 공격 승인은 혼란과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태는 이란 정권에 압력을 가해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에 대한 강한 압박을 통해 협상을 시작하는 양상을 여러 번 보인 바 있기도 하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강대국 입장에서 협상하는 것을 선호하며, 새로운 공습을 통해 더 큰 협상력을 확보하려 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공습을 승인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이후 38일간의 강력한 폭격이 이란의 계산을 바꾸지 못했던 상황에서 추가 공습이 이란의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라며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격이 협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렉스 바탄카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충분히 압박하면 이란이 마음을 바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도박"에 가깝다면서 이란이 양보하기 보다는 보복할 것이라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왔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AP> 통신은 "중재자들은 임시 합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고위급 인사들이 휴전을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에 파키스탄과 카타르 외무장관, 이집트 정보기관장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으며, 나토 정상회의를 개최한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위급 인사들도 중재에 참여하고 있다고 통신에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져 선박 항행이 원활하지 않게 될 경우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문은 "해상 봉쇄와 통행료 부과 소식에 유가가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통령에게는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올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논의의 초점을 다시 국내 현안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AP> 통신 역시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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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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