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내 정치 복귀로 이재명 당 대표와 관계 설정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당내 대표 친(親)이낙연계로 꼽히는 윤영찬 의원이 "두 분이 못 만나실 이유는 없다"면서도 "우선은 두 분 사이에 신뢰가 복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에 대한 악마화, 요즘에도 '신천지 연루설'들이 급격히 퍼지고 있더라. 이런 식으로는 정말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귀국 후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며 협조 요청을 시사한 데 대해 "이낙연 대표는 오늘 광주와 고향 선영(先塋)을 방문한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도 봬야 한다"면서 "이런 일정들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는 만남 일정이 잡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윤 의원은 다만 만남의 전제로 '신뢰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나서 이낙연 대표가 대선에 협조하지 않아서 이재명 후보가 졌다고 엄청난 비판을 받는다"면서 "모든 선거에 다 주역이 있는데, '주역'의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고 조력자가 그 책임을 져야 된다는 이상한 논리들이 만연하기 시작했다"고 역으로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민주당 홈페이지에만 봐도 이분(이 전 대표)이 그 짧은 기간 동안 68곳의 유세현장을 다녔다. 정말 엄청나게 본인이 뛰었다"면서 "그런데 결과가 나쁘게 나오니까 이낙연이 안 도와줬었다는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고 했다.
윤 의원은 특히 '이낙연 대선 책임론'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2021년 두 분 경선이 끝난 다음에 이재명 대표께 제가 전화를 걸었다. '이낙연 후보를 쓰시려면 좀 크게 쓰시라.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시는 게 어떠냐'라고 제가 제안을 드렸는데 저는 그때 반응이 좀 의외였다. (이 대표가) '송영길 대표는 어떡하지요?'라고 물어서 오히려 제가 당황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과거의 일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당시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를 위해서 어떤 룸을 열어줄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보시는 거냐'고 묻자, 윤 의원은 "제가 거기까지 판단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마는 어쨌든 그렇게 해서 무산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다가 해가 바뀌고 나서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이 전 대표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절실하게 요청이 왔다"며 "그래서 이 전 대표도 사실은 마음 편하게 받을 수 있나, 그러나 많은 분들이 설득을 하고, 결국은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본인이 그걸 받으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신뢰를 한다면 민주당을 다시 쇄신해서 윤석열 정부를 내년 총선에서 심판하겠다 이런 마음이라면 이 전 대표가 안 도와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당이 강해지려면 우리 당에 여러 가지 씌워진 오명들을 벗어야 된다"면서 "방탄정당이든 아니면 내로남불정당이든 민주주의의 후퇴든. 이런 문제를 정말 진심으로 쇄신하면서 그리고 당을 하나로 만드는 그런 노력들이 정말 절실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다"고 이 대표에 당부했다.
다만 이낙연계 내에서도 이 대표와의 관계 정립을 놓고는 다소 다른 목소리가 섞여 나오고 있다. 이개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회동 전망에 대해 "두 분이 약속을 했으면 약속대로 조만간 만날 것"이라며 "그걸 계기로 해서 당내에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당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호남 민심을 묻는 질문에 "호남은 어쨌든 현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그것이 총선 승리에 필요한 조건 아니냐는 인식들이 널리 확산이 돼있다"며 "현실적으로 결국 총선은 경쟁인데, 그렇다면 경쟁력을 가장 갖고 있는 사람이 총선을 앞장서서 이끌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정치적 현실을 호남 지역민들이 정확히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특히 '내년 총선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현재 국민적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당내 인사는 당연히 현 대표인 이 대표이고, 또 어쨌든 차기 대선후보들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앞서 있지 않느냐. 현실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사가 총선 판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대표가 이끄는 게 현재로 봐서는 불가피하고 당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