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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이낙연, 이재명과 막걸리 놓고 허심탄회하게 앙금 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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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이낙연, 이재명과 막걸리 놓고 허심탄회하게 앙금 풀라"

친명 "만나야" vs 비명 "왜?" 구도 속 당 원로 발언 눈길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이 최근 귀국해 정치 재개 의사를 밝힌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앙금을 풀라'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당내 친명(親이재명)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 대표를 가급적 빨리 만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비명계에서는 이와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다.

유 전 의원은 2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선은 이 전 대표와 지금 이 대표가 둘이 좀 조용히 만나서, 이 전 대표가 좋아하는 막걸리잔 놓고 좀 허심탄회하게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지금 그 앙금이 굉장히 깊더라"라고 조언했다. 이는 이낙연계에서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최대 라이벌로 생각한다. '이낙연 악마화'에 무관하다고 저희는 생각지 않는다"(26일, 신경민 전 의원) 등의 발언까지 나온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그래서는 상당히 민주당 총선 전망이 어둡다고 본다"며 "괜히 쇼하듯 어디서 공개적으로 만난다고 할 게 아니라 어디 가서 아무도 모르게 막걸리 좀 먹고, 흉금을 털어놓고, 그래서 앙금을 털고 신뢰가 쌓이면 저는 그다음은 좀 잘 풀려나갈 거라고 본다"고 했다. "당이 어려워질 때가 콩가루 집안 소리 들을 때다. 둘이 저렇게 계속 '친명', '비명' 이렇게 하면 그게 콩가루 집안 되는 거 아니냐"고 그는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나아가 '이낙연 비대위'설에 대해서도 "그러려고 해도 우선 (비대위원장) 추천권은 현 대표한테 있지 않느냐"며 "신뢰가 서로 쌓여야 되는 거고, 신뢰가 없는 사람에게 (비대위 권한을) 주겠느냐"고 했다. 그는 "가령 이 전 대표가 이 대표하고 만나서 잘 풀면 아마 '이낙연 얼굴로 선거 치르는 게 좋겠다'는 여론도 생길지 모른다. 본인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의 이같은 말은 현재 당내 계파 구도에서 보면 친명계 쪽의 주장과 가깝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에 계신 분들에게 '그래도 두 분이 만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개인적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다"며 "전 정권에서 총리를 지내셨고, 당의 대표도 지내셨고, 대선 때 경선도 하셨던 분인데 그래도 귀국하셨으니까 같이 식사라도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 저는 100%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그 과정에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할 건지는 고민을 많이 할 거라고 보고, 다만 그 방향이 당의 분열이 아니라 당의 통합, 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단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선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힘을 합쳐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 함께 대응하자는 일종의 정치적인 연대가 모색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서도 '친명계는 이 전 대표에게 이 대표를 만나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친명계 중 누가 얘기를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순서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수석은 "지금 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이고 대선후보를 놓고 경쟁했던 사이 아니냐. 그러면 이 대표가 먼저 만나자고 하고 추진하고 또 거기서 통합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동 투쟁이든 이런 것들이 모색돼야 하는 게 순서상 맞는 건데, 친명계 말대로 이 전 대표가 이 대표를 먼저 만나야 한다고 한 것은 순서도 틀리고 방향도 틀리고 상도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더불어민주당 설훈, 윤영찬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조국 전 법무장관에 이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차기 총선 도전설이 연이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 계파를 막론하고 부정적 반응이 주로 나왔다.

유인태 전 의원은 "(추 전 장관 본인은) 정치를 하고싶어 하겠지만 민주당 쪽에서 추미애 전 장관을 선뜻 받아들이는 데는 좀 부담이 많지 않을까 싶다"며 "어쨌든 '추-윤 갈등', 그리고 지금 윤석열 대통령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라고들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또 "지금 지역구도 없고, 옛날 지역구에는 고민정 의원이 지난번에 (당선)됐지 않느냐. 그러면 어디를 가서 남의 걸 뺏어야 되나, 경선을 해야 하나"라는 지적도 했다.

정성호 의원도 추 전 장관에 대해 "조국 전 장관 못지않게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 대통령과 가장 극적으로 대척점에 있었던 분 아니냐"며 "강성 지지자들은 추 전 장관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본인이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 추 전 장관이나 조 전 장관이나 결국 민주당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던 분들이기 때문에 (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좀더 폭넓게 듣고 입장을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특히 추 전 장관이 '민심은 끓고 있는데 민주당이 너무 얌전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관련해서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고, 다른 현안에 관련해서도 여러 특위를 만들어 다수 의원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강력하게 싸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재성 전 수석 역시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소위 말해서 중도층을 설득하고 민주당에게 표를 달라고 하기 위해서는 조 전 장관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최 전 수석은 "양당이 격렬하게 경쟁하고 이 속에서 다수당을 해야 하는, 총선이라는 절체절명의 대회전의 길목에서 '조국 민주당 출마'라는 것이 과연 성립될 수 있는 얘기인지 저는 회의적"이라며 "조 전 장관도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출마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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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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