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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싸움
[한윤수의 '오랑캐꽃'] <144>
베트남 전쟁이 끝나갈 무렵 파리에서 휴전협상이 열렸다. 미국 대표는 넉넉잡아도 2주면 협상이 끝나겠지 생각하고 파리 시내에 있는 최고급 힐튼 호텔 객실을 2주 동안 빌렸다. 그러나 베트남 대표는 파리 교외의 채소밭이 딸린 전원주택을 2년 기한으로 임대했다. 협상에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2009.10.22 09:27:00
자격증
[한윤수의 '오랑캐꽃'] <143>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데 변호사나 노무사 자격증이 꼭 필요할까?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뿐더러, 자격증보다는 애정과 현장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장님은 불황을 이유로 5개월 동
2009.10.20 08:06:00
기름값
[한윤수의 '오랑캐꽃'] <142>
우리 센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97년식 산타모가 하필이면 휘발유 차다. 산타모는 다양해서 경유차도 많고 가스차도 많은데 왜 무슨 억하심정으로 휘발유 차일까? 휘발유 차는 참으로 무모한 선택으로 나는 기름값이 아까워 미친다. 하지만 이 차를 선택한 것은 내 잘못이
2009.10.19 07:40:00
주 84시간
[한윤수의 '오랑캐꽃'] <141>
구리와 알미늄으로 케이블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일감이 많고 늘 바빠서 주야 맞교대로 근무한다. 첫 조는 주간에 12시간을 일하고 두 번째 조는 야간에 12시간을 일하므로 공장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마치 물레방아처럼! 이곳엔 한국 노동자도 30명 이상이고 외
2009.10.15 08:42:00
상금의 유혹
[한윤수의 '오랑캐꽃'] <140>
어느 도시를 지나다가 그곳 관변 외국인센터에서 내건 플래카드를 보고 기가 막혔다. 주요 내용은 이러했다. 한국어퀴즈대회 "00마을에서 골든벨을!" 1등 50만원, 2등 30만원, 3등 20만원, 4등 10만원 외 각종 경품 증정 왜 기가 막혔느냐 하면 지나치게 상금이 많
2009.10.13 08:30:00
미운 오리새끼
[한윤수의 '오랑캐꽃'] <139>
플라스틱 김치통을 만드는 공장에 무지하게 미움을 받는 태국인이 있다. 왜 미움을 받느냐 하면 일을 너무나 못해서다. 사장님 말로는 여자보다 일을 못한다니까. "정말 여자보다 일 못해요?" 하고 물어보니 수라차이(가명)는 자존심이 상한다는 듯 "아니오. 여자들은
2009.10.12 07:47:00
인터넷전화 Ⅱ
[한윤수의 '오랑캐꽃'] <138>
캄보디아 노동자의 통장에서 한 달 전화요금으로 *154만 원을 빼간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나는 돈을 빼간 KT를 소비자원에 고발하고, 소비자원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드디어 한 달 만에 소비자원에서 답변이 왔다. 아무리 바쁘다고는 하지만 소비자원의 답
2009.10.08 09:42:00
삶과 죽음 사이
[한윤수의 '오랑캐꽃'] <137>
우리 센터의 한글학교 학생 중에 한국어 잘하는 5인방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베트남인 광한이다. 광한은 센터 창립기념일에 공연한 베트남 합창단의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달포 전부터 한글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4킬로 쯤 떨어진 곳에 화성 시청
2009.10.06 07:27:00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자
[한윤수의 '오랑캐꽃'] <136>
필리핀 노동자 버니는 멀쩡하게 생겼다. 아니, 멀쩡한 정도가 아니라 보통 사람보다 더 똘똘하게 생겼다. 눈망울도 초롱초롱하고 썬글라스를 뒤통수와 목덜미 사이에 턱 걸친 게 멋스런 연예인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생긴 것하고는 다르게 굉장히 내성적이다. 어느 정도
2009.10.05 07:40:00
통역이 흥분한 이유
[한윤수의 '오랑캐꽃'] <135>
일요일은 통역한테도 무지하게 바쁜 날이다. 방문한 노동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상담테이블로 안내하고 통역하느라 다른 일을 할 짬이 없다. 그런데도 태국 통역 솜짜이가 상기된 얼굴로 입을 굳게 다문 채 뭔가 태국어로 된 문서를 만들고 있다.
2009.10.01 08:4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