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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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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은 가고

[한윤수의 '오랑캐꽃']<634>

밥맛이란 베트남인이 있다.
원래 이름이 반맛(VAN MAT)인데
누가 밥맛으로 부르자 다 따라 부른 거다.
(누구긴 누구야, 나지.)

얘가 철강재 공장에서 불법으로 4년 일했는데
퇴직금 1300만 원을 안 줘서 못 가고 있단다.

왜 퇴직금 안 주냐고 회사에 물으니
담당자 왈
"걔는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애라 회사 퇴직금이 없어요."
"사장님이 데려왔으니 사장님한테 받아라?"
"바로 그거죠! 알아들으시네."
"그럼 전무가 데려왔으면 전무한테 받고, 공장장이 데려왔으면 공장장한테 받습니까?"
하니 대답을 못 한다.

다음날 사장이 밥맛을 부르더니
400만 원 줄 테니 쇼부 보자고 하더란다.
"그래 받았어?"
"아뇨."

그 다음날 이사가 부르더니 600만 원으로 올라갔다.
버텼다.

며칠 후 담당자가 <분위기도 파악할 겸>
우리 센터에 와서 회사 입장을 설명했다.

"아무리 숙련공이라도 그 동안 걔한테 월급이 과다 지급되었거든요. 안 믿으시겠지만 자금 관리하는 상무님도 몰랐답니다. 그래서 퇴직금이 턱없이 올라간 거죠."

어쨌든 그가 다녀간 후 1000만 원으로 올라갔다.
그 회사를 아는데 더 이상은 힘들다.
그러나 밥맛은 대답을 안 하고 나한테 왔다.

"그 정도면 됐는데 왜 안 받아?"
"사장님이 화를 내서요."
"왜?" "비행기값 50만 원을 얹어 달랬더니 화를 내더라구요."

어이가 없어 "짜식이 아주 밥맛이네. 마! 남자가 통이 커야지."
"그럼 할까요?"
"해."

그리하여 밥맛은 가고
이제는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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