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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진숙 토론회'서 쫓겨난 광주시민이 하고 싶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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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진숙 토론회'서 쫓겨난 광주시민이 하고 싶었던 말

2019년 이어 또 '5.18 왜곡'…부상자회 회원들 "국힘, 이번에도 넘어갈 건가"

46년간 온몸에 지고 살아온 광주의 '오월 아픔'을 또 한 번 후벼팠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이들이 마음껏 왜곡된 주장을 펼치도록,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이들을 국회로 불러들여 마이크를 쥐여줬다.

이 의원은 13일 뉴라이트 세력과 손잡고 300석 규모의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토론회를 강행했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을 미화하고, 민주주의를 지킨 시민의 피땀을 "폭동", "소요 사태"로 폄훼하는 등 근거 없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동요하는 참석자들은 내내 박수 치며 환호했다.

현장에서 듣다못한 한 시민이 "살인마 전두환이가 어떻게 옳았나", "5.18이 왜 일어났는지 아직도 모르나"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객석에 있던 5.18 피해 당사자였다. 이날 토론회장 곳곳에는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원 30여 명이 와 있었다. 언론 보도로 이 의원의 토론회 개최 소식을 미리 접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전국에서 모였다고 한다.

이남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장은 "질문하고 싶다"며 손을 들었지만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이승만학당 교장)가 "광주 정신은 역사의 퇴영물이 혼합해 일으킨 부정과 불임"이라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늘어놓는 동안 이 지부장의 속은 일그러져 갔다. 질문 기회를 요청한 그를 향해 날아온 건 "당장 나가라", "5.18과 전두환이 무슨 상관이냐", "전라도 빨갱이"라는 야유, 고성을 퍼붓는 이들의 삿대질이었다. 이 의원도 "행사 방해가 목적인 특정 세력"이라며 외면했다.

이 지부장은 토론회 현장에서 <프레시안>과 만나 "참기 힘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말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이비 종교, 광기 집단이 모인 게 아니지 않나"라며 탄식했다.

1980년 5월, 조선대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이 지부장은 광주에 들이닥친 국가 폭력에 맞서다 감옥살이까지 했다. 그는 "5.18 때 내가 광주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 어떻게 이걸 아직도 왜곡하고 편집하나. 살아남은 내가 당한 모든 걸 기억하고 있지 않나. 이진숙 의원은 이것이 토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는 여야 국회의원을 통틀어 주최자인 이 의원만 참석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가겠다"고 약속한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있었는데, 직전 취소했다고 한다. 장내 계단까지 현장을 꽉 채운 인파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토론회를 둘러싼 문제가 커질 것으로 예견되자 국민의힘 의원조차 거리를 둔 것이다.

이 지부장은 "'표'가 된다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기 와서 손도 흔들고 사진도 같이 찍어야 할 텐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것만 봐도 이것이 정상적인 집회가 아니란 걸 보여주지 않나"라며 "세계적으로 5.18 정신을 익히려고 하는 시국에, 언제 적 주사파 이야기를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사람을 국회의원 만든 게 국민의힘이다. (토론회에 대한) 고소·고발 건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3일 치른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했다.

국민의힘은 2019년 전신 자유한국당 시절에도 '5.18 왜곡' 행사를 연 적이 있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 씨를 국회로 불러 공청회를 연 것이다. 이를 함께 주최하거나, 이곳에서 5.18 폄훼 발언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당시 의원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이 지부장은 "2019년 토론회 때도 현장에 있었다. 열렬히 싸웠다. 그때 저희보고 '세금 받는 악마'라고 하더라"라며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모른척하고, 그냥 넘어갈 거다. 이 의원을 탄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이 의원을 제명해 국회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웅원 5.18 부상자회 중앙회이사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극우 세력이 모인 토론회를 이 의원이 연 자체가 너무 열받는다"고 비통해했다. 강 이사는 "내 눈으로 목격하고 당한 일인데, 그걸 폭동이라고 한다. 광주시민이 무슨 폭동을 일으켰나. 5.18 유공자를 왜 폄훼하나"라고 비판했다.

"5.18 때 군인이었다. 총살형을 무릅쓰고, 근무지를 이탈해 광주 시내 부상자를 도왔다"고 밝힌 강 이사는 피 흘리며 죽어가던 시민들의 얼굴을 생생히 기억했다. "양쪽 다리에 관통상을 입어서 아무리 지혈해도 피가 수도꼭지처럼 나더라"라며 한 부상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목소리는 떨렸고,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거 같았다.

강 이사는 "선거 때만 되면 표 받으려고 5.18 묘역에 가 참배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다시 잊어버린다. 국민의힘은 '5.18 정신 헌법 수록'도 무산시켰다"며 "생존한 유공자들이 트라우마로 고생하고 빈곤한 삶을 살다가 돌아가신다. 4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70대가 넘고, 80대가 된 분들이 많다. 이제는 그런 왜곡의 말, 폄훼의 말을 좀 안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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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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