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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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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

[한윤수의 '오랑캐꽃']<524>

토요일 새벽
산에서 만나는 사람 중에
톱을 갖고 다니는 청년이 있다.
바람에 쓰러지거나 마구 자란 나무를 잘라
산길을 가꾼다.
이른바 '잘하는 청년'이다.

이쁜 사람이 이쁜 짓만 한다고
하루는 수줍게 초코파이를 내민다.
"선생님 드리려고 2주 전부터 갖고 다녔어요. 근데 지난 주 안 오시는 바람에 다 부서졌지 뭐예요."
부서진 초코파이에서 오히려 정성이 느껴진다.

궁굼해서 물었다.
"무슨 일 하세요?"
"저 현대차 연구소에 다녀요."
"어? 거긴 우리가 도움을 많이 받는 덴데! *베트남 통역비 지원을 받거든요."
"아! 그러세요."
더 반갑다.

"그래 무슨 파트에서 일해요?"
"연구개발기술장비요."
이름이 너무 길고 어렵다.
국문과 출신이 없나 보다.
맨 기계공학과 출신만 있지!

그래서 두 가지를 알았다.

왕대밭에서 왕대 난다고,
남을 돕는 연구소에서 남을 돕는 사람이 나온다.

하지만 국문과 출신은 없다!

*베트남 통역비 지원 : 1년 전만 해도 평일에는 베트남 통역이 없었다. 그러나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지원을 받아 베트남인 통역을 쓰자, 자신들의 <국어>에 굶주렸던 베트남인들이 몰려와 속내를 털어놓고 애로를 호소하며 회포를 푸는 등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국어>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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