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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극우세력 모아 '5.18 토론회' 연 이진숙…망언 난무,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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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회에서 극우세력 모아 '5.18 토론회' 연 이진숙…망언 난무, 아수라장

'광주정신'이 "퇴영적", "주체사상 친화적", "인민민주주의"?…'전두환 결백' 주장까지

국민의힘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망언' 세력에게 또다시 국회 공간을 내주었다. 국민의힘 소속 이진숙 의원이 13일 뉴라이트 인사와 손잡고 "5.18에 무조건 굴복하고 무릎 꿇는 자세는 버리자", "5.18 참배를 재검토하자"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펼치는 행사를 '토론회'라며 연 것.

이 행사에서는 이미 역사적 개념 정립이 끝난 5.18을 두고 "폭동", "소요 사태"라고 폄훼하는 말이 끝없이 나오는가 하면,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자면서도 "민주주의에는 자유민주주의도 있고 인민민주주의도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광주 정신'이 "퇴영적"이고 "주체사상에 친화적"이라는 폄하까지 나왔다.

5.18 당시 피해를 당한 광주시민들은 직접 현장에 와 항의했다.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이들은 오히려 이들 광주시민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빨갱이"로 내몰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 모든 장면을 지켜봤지만, 혼란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채 토론회 진행을 강행했다.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경찰까지 출동했다. 국회 경내 경비를 담당하는 방호과 역시 동원됐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5.18이 성역인가"이영훈 "한국판 딥스테이트 형성 계기"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이 의원과 '새역사국민운동' 주최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모두의 역사, 5.18 민주화운동의 희생과 정신에 대한 학술적 성찰'이 이 행사의 부제였다. '새역사국민운동'은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공동대표로 있는 극우성향 단체다. 이 전 교수는 이승만학당 교장이며 책 <반일 종족주의>를 썼다.

이 의원은 인사말에서 "성역이라는 게 무엇인가. 함부로 침범하거나 건드릴 수 없는 지역, 문제라고 정의한다면 5.18이 과연 그런 영역이 되는 게 자유 대한민국에서 바람직한 일인가"라며 "이번 토론회는 5.18을 입체적으로 다루는 최초의 토론회가 아닐지 자부심을 가져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46년이 지난 5.18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더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유공자 명단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업적이 있는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이 의원에게 크게 호응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토론회를 연 이 의원을 "용기 있는 사람"으로 추켜세웠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전 교수는 발표에서 "한국적 딥스테이트(막후 권력자들)가 형성되는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그 소요 사태"라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정변에 불과한 사건, 이것이 한국의 주류 역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뤄지는 체제가 민중의 죽음으로 항명해야 할 불의의 체제로 매도되는 건 한국인의 마음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이 전 교수는 "광주 정신은 몇 가지 퇴영적 요소로 짜였다"며 "자본에 저항하는 시대착오의 대중경제론", "경상도의 선행 개발을 지탄하는 호남의 지역색", "민족 감정에 호소하는 환상적 통일론", "일본에 대한 원수 감정",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얄팍한 지성의 자존심", "권력·명예·금전에 대한 물질주의적 욕망"을 '광주 정신'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는 그러면서 "공식적으로 '광주사태'가 아니고 '5.18 민주화운동'이라고 하니 거북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민주주의라는 건 여러 종류가 있다. 자유민주주의도 있고 인민민주주의도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토론회 자료집에 실린 발제문에서는 "광주 정신은 1987년 이후 반체제 세력의 이념인 주체사상과 친화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좌파 정치세력의 패권을 공고히 함에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몇 차례 민주묘지의 역사 공간을 찾은 끝에 '여기에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곧 광주 정신은 결(缺)대한민국"이라고도 했다.

이 전 교수는 박정희 유신독재 체제에 대해 "1970년대의 유신체제는 대략 800여 명에 불과한 유력 인사들의 정치적 권리를 억압했을 뿐, 대다수 국민은 유신체제 하에서조차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제권을 향유했다"고 평가하며 "민중이 억압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억압이 가해진 주요 대상은 정치권력의 배분에서 소외된 소수의 정치가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5.18에 대해 "소규모 시위가 광주와 호남 일원의 예비군 무기고의 총기와 탄약을 탈취하는 대규모 폭동으로까지 번져 나간 데에는 계엄군과 경찰 사령관들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가 큰 요인을 이뤘다"며 "이후 광주 사태의 책임은 1980년 당시 군 지휘 계통에서 전혀 관련이 없는 전두환에게 오롯이 전가됐다"는 주장도 했다. 5.18에 대한 전두환의 사법적 책임을 명시한 대법원 판결을 부정한 셈이다.

토론회장에는 언론의 예고 보도로 토론회 개최 소식을 접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 5.18 단체에 속한 30명 안팎의 광주시민들도 왔다. 이 전 교수가 전두환의 5.18 책임을 부인하는 발언을 하자, 이들은 "살인마 전두환을 어떻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토론회 중간중간 입을 열고 목소리 내 항의할 때마다, 참석자들은 "전라도 빨갱이"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으며 반발했다. 광주시민을 에워싸고 "행사를 방해하지 말라", "전두환은 애국자다"라며 삿대질하고 윽박도 질렀다. 이러한 혼란은 토론회 내내 몇 차례 반복됐다.

이 의원은 광주시민들보다는 오히려 이들에게 항의하는 참석자들에게 "이런 소란 사태로 행사가 중단되도록 하는 것이 특정 세력의 목표다", "대응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질문 기회를 달라"는 광주시민의 말에 등을 돌렸고, 끝까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의원들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 입구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폄훼하지 말라"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고립시켜야" 망언 연속…국민의힘, 李 징계할까

이어진 발표에서도 "광주에서는 민주화운동 패러다임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김용삼 펜앤마이크 기자), "주사파와 호남을 절묘하게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5.18이다"(주동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등 부적절한 발언은 계속됐다.

특히 주 공동대표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던 5.18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양심 사상 언론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흉기로 등장했다"거나, "좌파의 상징 자신인 5.18을 방어하기 위해 우군 집단을 늘려야 할 필요가 커지자 세월호 등 다양한 피해자 그룹을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미니즘, 노동계, 문화계, 환경운동, 노동계 등이 5.18 피해자 정서를 핵심 코드로 설정했다. 영화계에서 영화 만드는 게 전부 울고 짜고 피해자 역할 하는 것"이라고 근거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호남 지역민 전체가 하나의 노회한 정치그룹으로 결집해 직업적 정치투쟁 전문가로 훈련받고 집단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며 "그 중심에 5.18이 있다"고 호남 지역민 전체를 폄하하는 듯한 표현도 그의 발표문에 실렸다. 그는 "호남이 5.18을 산업화하고 정치권력을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면서 요구가 계속 커지고 다양해졌다"며 "5.18을 비즈니스화하면서 이 문제가 권력쟁취의 문제로 진화하고 호남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호남은 공범 집단을 늘려야 할 필요가 커졌다. 세월호 등 온갖 피해자 그룹을 5.18의 상징자산에 끌어들이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고, 이날 토론회 발표자들 중에서도 이 전 교수 등 일부는 부정적 태도를 보인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도 주 공동대표는 "북한군 투입설의 경우 가능성을 100% 부인할 필요는 없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최종 판단은 미루는 것이 양심적"이라며 "이 문제는 평양 정권이 무너지고 내부 정보가 완전히 드러나기 전까지는 누구도 결론을 낼 수 없다"고 했다.

주 공동대표는 "적당히 달래고 푼돈 쥐여주는 게 호남을 도와주는 거냐", "주사파와 호남이 손잡고 대한민국을 말아먹고 있다", "좌파는 첩의 자식이다", "5.18 문제는 대외적으로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 분열시켜 해결해야 한다"고도 발언했다. 주 공동대표의 말에 이 의원이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논란을 예상한 듯, 이번 토론회에 얼굴을 비춘 국민의힘 의원은 주최자인 이 의원뿐이었다. 이 전 교수는 "오겠다고 약속한 의원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취소했다"고 했다. 손수조 미디어대변인과 장성호 서울 구로을 당협위원장, 국민의힘 미디어위원회 소속 위원 등 소수 원외 인사만 참석했다. 당 지도부는 "당이 관여하는 행사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고, 원내지도부도 이 의원에게 토론회 주최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이 의원의 행사 추진을 막지는 못했다.

토론회 참석자는 70·80세대 고령층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이 의원에게 박수 세례를 보내고 이름을 연호했다. 일부는 토론회 내내 유튜브 영상을 촬영했고, '부정선거 재선거'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여 보이기도 했다. 주최 측에서 나눠준 <이승만의 건국 전쟁> 책자를 살펴보는 이도 있었고, "광주 사태 기밀 보고서"를 담았다며 책을 한가득 가져온 이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를 5.18 민주화운동 폄훼의 장으로 전락시키려는 천박하고 저열한 시도를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며 국회에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출신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에게도 행사 강행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은 토론회장 앞까지 와 반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에도 '5.18 망언' 토론회로 논란을 산 바 있다. 당시 "5.18은 폭동",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 망언이 쏟아진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하거나, 이곳에 직접 참석해 발언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다만 당시 의원들에 대한 처벌은 대체로 '솜방망이'에 그쳤다는 평을 받았다.

"5.18이 과연 성역이 되는 것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바람직한 일인가"(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광주정신, 자본에 저항하는 시대착오"(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전 서울대 교수) #shorts #이진숙 #518 #광주 #국민의힘 #국회 #전두환 #난장판 #프레시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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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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