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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극우' 규정, 인신 모독…손가락 운동 신경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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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극우' 규정, 인신 모독…손가락 운동 신경 쓰겠다"

성심당서 "개인카드 썼다"더니 '법카'로 15회 109만 원 결제

"극우라는 규정이야말로 대단히 위험하고 저에 대한 인신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이념이 있다면, 저는 대한민국 이념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극우'라는 지적에 대해 여러 차례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과거 5.18 희생자들을 '폭도'와 '홍어족'으로 모욕하는 페이스북 글에 공감을 표하는가 하면,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두고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세력이 노란 리본으로 온 나라를 뒤덮었다"고 써 '극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진숙 "극우 아냐, 모욕적…"정동영 "일반 상식 동떨어진 사람이 5.18 폄하"

이 후보자는 "'극우 유튜버'스러운 사상의 후보자가 과연 공정성·공익성을 스스로 말할 자격이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극우는) 울트라라이트(ultraright), 폭력을 수반하는 개념"이라며 "KKK(쿠 클럭스 클랜; Ku Klux Klan), 반평등주의, 인종주의가 극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에서 박정희·이승만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하면 극우로 되어버리고, 김대중·노무현을 존경한다고 하면 세련된 지식인 것처럼 그렇게 취급받는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MBC 기자 선배이기도 한 정동영 의원은 "이진숙 후보자께 민주의 '민'자만 들어도 혐오스럽다는 말을 들었다"며 "민주주의를 증오하는 사람을 극우 파시스트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극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정 의원은 "미국의 극우(KKK)를 예를 들었는데, 한국 극우의 징표가 몇 개 있다. 5.18을 폭도가 일으킨 사태라고 말하는 것.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극소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극우다. 세월호 폄하하는 사람들, 극우다. 이태원 참사 기획설 말하는 사람들, 극소수의 극우다"라며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 상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공통 감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아끼는 후배였지만 지금은 MBC 역사에서 부끄러운 사람 맨 꼭대기에 올라섰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도 야당 청문위원들의 '극우' 표현을 시정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최 위원장의 법인카드 사용 상세 내역 제출 요구에 대해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처럼 말씀하신다"며 "중상모략"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이 사과를 요구하자, 이 후보자는 사과하며 '중상모략' 표현을 취소했다. 그러면서도 "(야당 청문위원들이) 저를 극우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 위원장께서 말씀을 좀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자신을 두고 '헛짓거리'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사과를 받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5.18 폄훼 혐오 글에 '좋아요'를 누른 맥락은 무엇이냐"라고 황정아 의원의 질의에는 "제가 아는 분이라든가 저를 이전에 특히 선거 때 도움을 준 분들에 무심코 '좋아요'를 누르기도 한다"며 "앞으로는 제가 '좋아요'를 누르는 데도 신경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른바 '좋아요' 연좌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인 연좌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공직에 임명된다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표시하는 것에 조금 더 손가락 운동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불쾌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MBC 사장 해고 시사한 이진숙…제3노조 "해소하겠다는 사람 나타나 너무 고마워"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취임 시 현 안형준 MBC 사장에 대한 해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MBC가 경영 실적은 좋다고는 하지만 불황형(흑자)"라는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질의에 대해 "현 사장에 대해서 경영 사유는 가장 중요한 해임 사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MBC 제3노조 강명일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사장에 대한 '해임'을 언급한 이 후보자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강 위원장은 "지금 120명 정도가 됐던 보도국의 취재센터에 전원 언론노조만 배치를 하고 저희들 61명은 모두 밖으로 쫓아내 버렸다. 이게 방송장악 아니냐"면서 "해소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저희는 너무 고마운 것"이라고 했다.

MBC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2012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께 지분 매각 관련한 논의를 한 적 있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든 방송문화진흥회법이 바뀌어야 한다"며 "민영화 요구는 크지만 지금 야당이 192석을 가진 상황에서 쉽사리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 논란과 관련해선 "저도 처음에 그게 나왔을 때 수십 번 들었다"며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확실치 않으면 보도를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후보자도 (윤석열 대통령과) 똑같이 대국민 듣기 평가를 하려고 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날 답변 도중 대전의 유명 제과점에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없다고 말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이 후보자의 답변 이후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이 후보자가 해당 제과점에서 법인카드로 15회에 걸쳐 109만 원을 결제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실무자가 법인카드 내역을 정리했는데, 상호명과 사업자등록명이 달라 기록에서 누락된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대전 MBC에 가서 개인용·공용 법인카드 내역을 확인하는 현장 검증 실시 안건을 상정했고, 이 안건은 찬성 10표, 반대 3표로 가결됐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과 이 후보자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위쪽부터 선서문을 전달한 후 인사를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는 이 후보자. 이 후보자를 돌려세우는 최 위원장, 이 후보자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말하는 최 위원장, 서로 인사하는 이 후보자와 최 위원장, 다른 인사청문회 후보자들과 달리 비스듬히 서서 악수하는 이 후보자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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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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