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폭우 대처 자택 지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집에 "지하벙커 수준"의 통신수단이 있기 때문에 원격 위기 상황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1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에 수해가 발생한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행보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그런 비판은 생각할 수 있는 거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제가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나가서 현장에서 총괄 책임을 지휘해달라는 전화 지시를 대통령으로부터 9시 반쯤에 받았다. 행자부(행정안전부) 장관은 세종시 현장 지휘 본부에 나가 있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계속 대통령님하고 상황 평가를 했고 보고도 드리고 지시도 받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요즘에 위기 상황이라는 것은 (대처를 위해) 꼭 현장에만 있어야 한다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좋은 통신 수단이나 이런 게 다 있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원격 지휘로) 해 나갈 수 있다"며 "물론 대통령께서 필요하실 때는 나오셔서 현장에서 담당자들하고 의견 교환 해가면서 현장에서 지휘도 하셨"다고 했다.
진행자는 이에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기로 했을 때 인수위가 위급상황 대처를 위해 대통령 자택 옆에 "국가통신지도차량"이라는 명칭의 지하벙커 수준 미니버스가 24시간 대통령 자택 옆에 있을 거라고 했던 일을 거론하며 "그 차량이 이번에도 있었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저는 그것보다는 이미 벌써 대통령께서 머물고 계시는 자택에도 그러한 모든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다 갖춰져 있다"며 "그런(위급상황) 지휘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의 전화 지시가 휴대폰으로 한 건 아니었단 거냐’는 질문에 한 총리는 "모든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통신수단이 다 있다"며 "지하벙커 수준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총리 인터뷰가 끝난 직후에는 마침 그의 중고교 동기이기도 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폭우 대처와 한 총리의 옹호에 맹공을 퍼부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이 처음 해보는 대통령이라 저렇게 큰 비가 왔을 때는 빨리 가야 되겠다는 걸 몰랐다고 인정을 하자. (대통령이) 사무실에 나가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미처 못했다면 그 많은 참모들 비서실장이며 안보실장이며 총리도 이야기를 했어야지"라고 말했다.
한 총리가 통신 수단이 충분하다고 한 데 대해서도 유 총장은 "통신이 충분하고 안 하고 ‘대통령께서 지금 집무실로 좀 나가시는 게 그래도 국민들 보기에 더 좋을 것 같습니다’(란 말을 총리가 했어야 한다)"며 "총리가 경험이 많고 경륜이 뭘 말하는 거냐. 이럴 때는 대통령이 댁에 계신 것보다는 사무실로 나가시는 게 훨씬 국민들을 안심시킬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유 전 총장은 "지금 대통령실에서 그 후(폭우)에 하는 거 보면 전부 표 떨어지는 소리만 하고 있다"라며 "뭐 무슨 대통령이 계신 데가 상황실이고. 카드뉴스 나온 거며 모든 게"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표 떨어지는 소리만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로 대통령실을 채워놨느냐"라며 "대통령실도 아주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하지 않고 저 참모들 가지고는 별로 표에 도움 안 될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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