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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자체 안보리 결의안'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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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자체 안보리 결의안' 제출

중국, "'미·일 결의안'엔 거부권 행사할 것"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사태가 또 한 번의 전환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12일 일본이 주도한 대북제재 결의안에 맞서 자체 결의안을 마련해 회람시켰다. 두 결의안의 차이는 강제력의 수준이다.
  
  '촉구'할 뿐 '요구'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완화
  
  중·러가 마련한 결의안은 일본이 주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결의안에 비해 다소 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유예(모라토리엄) 재확인 촉구, △ 유엔 회원국은 북한에게 미사일 부품과 물질, 상품, 기술의 공급하지 말 것, △ 회원국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나 관련 물질, 기술의 구입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의 내용과 얼핏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중·러가 제출한 이 결의안은 이같은 조치들을 '촉구(call on)'할 뿐 '요구(demand)'하지는 않았다. 즉 강제력이 없는 것이다.
  
  또 이 결의안은 미국과 일본이 중요하다고 밝힌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을 결정할 것, △군사 제재도 가할 수 있는 유엔 헌장 7조에 규정된 행동을 승인할 것, △북한의 미사일과 핵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제재발동 등의 3가지 내용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은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방침과 맞닿아 있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일본이 제출하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지지하고 있는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지시 받았다고 밝혔다.
  
  '최선을 다한' 중국…미·일, '못마땅'하지만 선뜻 '거부' 못할 듯
  
  미국과 일본은 중·러가 제출한 이 결의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에 대한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중·러의 결의안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평화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명시하지 않은 것과 '결정한다(decide)'는 표현을 빼고 다소 유화적인 표현인 '촉구한다'로 기술된 점을 거론하며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오시마 겐조 일본 대사도 이 결의안이 방향은 옳지만 언뜻 보기에 매우 중요한 이슈에 있어 심각한 갭이 있다며 "우리로서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북 제재 및 압박을 원하는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는 이번 결의안이 못마땅한 '양보안'인 셈이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도 이는 많은 '양보'를 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이 결의안에 담긴 내용은 중국이 이제까지 발표한 그 어떤 대북 성명보다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간 결의안 대신 한 단계 수준이 낮은 의장성명을 고집해 왔던 중국이었음을 감안하면 중국으로서도 '최선을 다한' 셈이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이 이 결의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표결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이같은 '양보'를 무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일이 기존의 결의안 표결을 강행할 경우 중·러가 이에 반발해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통과 자체가 무산되는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적절한 수준에서 미·일과 중·러 사이의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美 "수일 내 무게중심이 안보리 결의안 표결로 이동 가능"
  
  이 가운데 미국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한·중의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투표 강행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안보리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현 시점까지는 국제사회의 명백한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다"며 "결의안 투표 단계로 가야할지 볼 것"이라고 밝혀 투표 강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장관들 선에서 정치적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수일 내 무게중심이 안보리 결의안 표결로 옮겨질 지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으로부터 "어떤 긍정적인 신호"도 얻지 못함에 따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오늘 밤(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는 "잠정적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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