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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재 노력' 허사 된듯…'예견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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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재 노력' 허사 된듯…'예견된 실패'

힐 "北 6자회담 복귀 조짐 없다"…中, 美에 '금융제재 해제' 요구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예정에 없이 중국을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2일 아직까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힐 "중국의 노력에 대한 북한의 반응, 실망스럽다"
  
  힐 차관보는 중국과 한국, 일본을 차례로 순방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 조율에 나선 뒤 당초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0일 평양을 방문함에 따라 북한과 중국의 대화 결과를 듣기 위해 다시 베이징을 찾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이날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 중국 관리들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북한이 중국의 외교적 노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솔직히 말해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 중국이 제안한 비공식 6자회담에 대해서는 "(리 부장과의 회담에서) 논의하지 않았다"며 "공식과 비공식의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가 이처럼 실망감을 토로한 것으로 미뤄볼 때 우 부부장의 평양 방문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같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충분히 예상됐던 바다. 북한은 지난해 9월 9.19 공동성명의 합의 이후 미국이 돈세탁과 마약거래 등을 명분으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관련 계좌 거래를 동결시키자 이에 반발해 6자회담을 거부해 왔다. 더욱이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6자회담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지난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따라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융제재가 해제되거나 최소한 이에 대해 미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미사일도 6자회담의 의제'라고 주장하며 북한의 '조건없는 복귀'만을 요구하고 있으니 애당초 '이뤄질 수 없는 꿈'이었던 셈이다.
  
  중국 "대북 경제제재, 미국이 '양보'해야"…처음 요구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외교부는 12일 미국의 '양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 조치에 대한 양보를 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간 북미간의 이슈였던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 중국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의 표시인 셈이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미국이 제재를 양보함으로써 6자회담 회복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이 난관을 영원히 끌고 가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더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금융제재 해제 요구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불만 표시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양보' 없이는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의 표시인 셈이다.
  
  향후 상황은?…북한 뺀 5자회담? 안보리 결의안 강행?
  
  그렇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 우 부부장의 방북이 '실패'로 명백히 결론난다면 현재 예측해볼 수 있는 향후 단계는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북미 양자회담에 미국이 나서거나 중국의 연기 요청으로 미뤄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강행,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의 개최 등이 있다.
  
  그러나 첫 번째 북미 양자대화의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힐 차관보도 이날 양자회담은 6자회담 복귀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9.19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북한이 협의할 수 있는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며 6자회담에 복귀하면 그 틀안에서 (북한과)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개최와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표결은 동시에도 가능한 해법이다. 힐 차관보는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5자보다는 6자가 낫지만 (회담이) 없는 것보다는 5자가 낫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에 대해서는 "중국의 외교적 해결을 기다리는 데에 데드라인을 두지는 않고 있다"며 "중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안보리 결의안은 10일(현지시간) 이뤄질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중국이 표결 연기를 요청하고 우 부부장이 평양을 방문함에 따라 표결이 연기된 바 있다.
  
  힐 차관보는 이같은 표결 연기 과정을 언급하며 "불행히도 우리는 아직 북한이 이 과정에 대해 같은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보리 표결이 강행된다 하더라도 러시아와 중국이 강력히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의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한국 정부도 유엔 헌장 7조를 원용한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결의안 내용의 '수위'를 조절하거나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명' 차원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우 부부장이 북한으로부터 미국이 원하는 선물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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