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 본부의 첫 파업은 '김인규 경영진'과의 충돌로부터 시작됐다. KBS 새 노조의 총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사측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사옥 1층 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파업 출정식을 원천 봉쇄했다.
KBS 새 노조는 "임단협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에 따른 합법 파업"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KBS 사측은 "실질적 목적이 조직개편, 인사 등을 반대하는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했다. 사측은 30일엔 "불법파업에 참여하는 직원이 있다면, 회사는 법과 사규를 엄중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규정하는 회사 입장도 냈다.
'합법 파업' 출정식부터 막아서…청경·조합원 '몸싸움'
KBS 새 노조는 1일 0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날 오전 10시 파업 출정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KBS 사측은 본관 출입문을 잠그고 청원 경찰 50여 명을 동원해 KBS 본관 계단에서부터 새 노조 조합원들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KBS 조합원들과 청경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몇몇 청경은 조합원들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이날 출정식을 취재하러 온 YTN 카메라 기자의 촬영을 막는 등 취재방해까지 해 KBS 조합원들이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KBS 새 노조는 본관 앞 계단에서 45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약식 출정식을 열었다. 그러나 청경들은 출정식이 끝날 때까지 조합원들 앞을 막아선 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엄경철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회사측도 우리의 파업이 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합법 파업임을 알고 있다"면서 "사측은 말로는 '불법파업'이라면서도 '당장 단체교섭장으로 돌아오라'며 모순된 말을 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법파업이라고 덧칠하는 것은 우리의 파업 동력을 깨기 위함이지만 우리들은 그렇게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엄경철 본부장은 "지난 2년간 KBS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봐 왔다. 보복 인사, 지방전출 등이 있어도 그런 동료들은 보호받지 못했다"며 "새 노조와 단협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파업 투쟁 승리해서 KBS를 살려내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KBS 새 노조의 파업 첫째날인 1일 보도본부의 리포팅 담당 기자들이 대부분 빠졌으며, <1박2일>, <남자의 자격> 등 KBS의 대표적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PD들도 제작을 중단했다. KBS 새 노조는 "총파업이 다음주까지 계속되면 눈에 띄는 방송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