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 5년 시정을 평가하는 시민사회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약자와의 동행은 없고 약자들을 제거하는 시정만 펼쳤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시 5년, 무엇이 문제였나?' 토론회가 오세훈OUT공동행동과 손솔 진보당 의원실 주최로 열렸다. △의료 △주택 △환경 △도시권 △언론 △청년주거 △장애 △노점상 △교육 △돌봄 복지 등 분야 사회단체에서 참석해 발언했다. 오세훈OUT공동행동은 서울지역 315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노점상·장애인은 제거 대상"
김나영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대외협력실장은 "노점상은 도시 미관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살길이 막혀 거리로 나오는 마지막 선택"이라며 "그러나 오 시장은 노점상을 상생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다뤘다"고 밝혔다.
김 대협실장은 그 예로 노점단속 특별사법경찰제도와 철거 중심 실적 관리를 들었다. 지난 10월 기준 9개 자치구에 36명의 노점 특사경이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단속 중엔 야간 기습 철거나 폭언, 폭행, 기물 파손 등이 동반된다. 김 실장은 "'연금이나 타 먹고 살지 왜 나와서 장사하냐', '30년 해쳐먹었으면 됐지', '버러지 같은 놈들' 이란 폭언을 듣기 일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사경은 군사, 세무 등 폐쇄성이 있는 전문 분야 범죄 수사를 위한 제도"라며 "그러나 노점상은 형사 범죄가 아니라 과태료 부과 대상인, 행정절차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다. 오 시장의 특사경 도입은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노점 없앤다고, 가난한 사람 치워버린다고 빈곤 안 사라진다. 한 가족의 밥벌이를 범죄로 만들어선 안된다"며 "필요한 건 단속이 아닌 대화, 철거가 아닌 보호, 배제가 아닌 상생"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장애 정책과 관련해 "자립 생활을 못 하는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보조인 3~4명을 붙이는 데 천문학적인 세금이 든다"거나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에 "전임 시장 시절 시위 참여 장애인에게 일당을 지급한 비정상적인 예산"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박초현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공동대표는 "장애인의 자립과 활동지원을 권리가 아닌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묘사했고, 이 인식은 추가 활동지원 시간 삭감·중단, 자립지원 절차 개악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따른 권리옹호·문화예술·인식개선강사 직무로 구성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폐지하며 약 400명의 최중증장애인 노동자를 해고했다"고도 밝혔다.
박 대표는 이에 "오 시장의 장애인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이 아니"라며 "권리를 비용으로 환산하고, 이에 저항하는 정당한 권리 주장을 탄압하는 '구조적 장애인 권리 약탈'"이라고 말했다.
민간개발만 남은 주거권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기만적 약자 동행과 투기서울 만들기"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2022년 민선 8기 시장으로 취임한 첫 날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약자와의 동행'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집행위원장은 "(쪽방촌 주민을) 정책 브랜드 발표의 들러리로 삼았다"며 "쪽방촌 에어컨 지원은 지금까지도 건물당 1대도 되지 않고, 동자동 쪽방촌에 대한 (오 시장의) 민간개발 부추김도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실태는 후퇴했다. 그는 "대규모 부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시에 매입임대주택(시가 주택을 매입해 공급)은 유일한 정책적 대안인데, 정확히 오 시장이 취임한 2021년부터 100%이던 실적이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공급 계획 대비 실적은 2020년 100%였으나, 2021년 79.5%, 2022년 16.5%, 2023년 36.5%, 2024년 46% 등으로 급감했다.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서울시민의 '주거안심'을 보장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시 정책사업인 청년안심주택에서조차 287세대가 보증금을 받지 못했고 피해금액만 총 365억 원에 달했지만, 문제 발생 3년 후에야 부분적인 구제대책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서 위원장은 "청년안심주택과 같은 민간임대주택은 세입자의 주거권이 아니라, 민간사업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운영되는데도, 서울시는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만 밀어붙이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은 집을 더 짓는 데만 몰두할 뿐,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을 지키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공공성 파괴
의료 분야에선 이준태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사무국장이 "사실상 '손목닥터9988(스마트워치를 지급한 보건 정책)' 말고는 (공공의료 관련) 뭘 한 게 없어서 무엇을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국장은 "가장 큰 특징이 보여 주기 식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집착"이라며 "15억 원으로 시작한 손목닥터는 지금은 41배 늘어난 616억 원이 편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개 시립 병원의 '착한 적자', 공공의료 수행하다 보면 자연히 발생하는 그런 적자 비용이 900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박은경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공동상임대표도 "2022년 서울혁신교육지구 운영 예산 165억 원을 전액 삭감하며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사실상 중단시킨 반면, 사교육 시장 배불리는 정책엔 예산이 대폭 늘었다"고 평가했다. 예로 저소득층 청소년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 제공을 지원하는 '서울런'의 경우, 3년간 총 55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이 중 30~40%가 사교육 업체로 지급됐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한강 르네상스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홍보된 노들글로벌예술섬 사업을 비판했다. 3500억 원 규모의 한강변 개발 사업이다. 김 국장은 "생태 파괴, 기후 위기 역행, 부지 내 보안 시설 침범 등의 문제가 있다. 감사원 감사 청구를 준비 중"이라며 "이런 데다 세금 3500억 원을 쓰지 말고 주거, 장애, 의료 등 다른 분야에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이후 훼손된 언론·돌봄·상생
서울시 내 유일한 공적 돌봄노동 서비스 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2024년 폐쇄됐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서울시가 민간 중심 돌봄 체계의 한계를 느껴 만든 기관임에도 효율성만을 이유로 폐쇄했다"며 "400명이 넘는 돌봄노동자가 하루아침에 집단 해고됐고, 수천 명 시민이 이용하던 공공돌봄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최혁규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청계천-을지로 상공인과 시민들, 서울시와 중구청이 3년 넘게 서로 협의해 만든 청계천-을지로 산업생태계 보전 및 활성화를 위한 계획이 백지화됐다"며 "2022년 오 시장은 '녹지생태도심'을 내세워 도심 일대를 싹 밀어버리고 고층빌딩을 짓는 재개발 사업을 선포했다"고 꼬집었다.
청계천-을지로 지역은 2018년경 세운3-1,4,5구역 등 종로 세운상가 일대 재정비촉진계획 지역에서 일방적인 철거가 진행되면서, 철거 피해를 본 지역 상공인들 천막 농성 등을 하며 시민들과 투쟁해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끌어 낸 지역이다.
서울교통방송 TBS도 오세훈 시장 직후 존립 근거였던 지원 조례가 폐지됐다. 2023년부터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 송지연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은 "김어준, 신장식 등 진행자 둘을 이유로 TBS 자체를 해체한 것"이라며 "35년 역사의 공영방송이 지방권력에 의해 해체된 걸 보여준, 민주주의 위험 사례"라고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월부터 한 달 8500만 원의 송출비를 못 내고 있다. 3개월이 밀리면 송출 중단돼, 오는 3월 송출 중단 위기에 와 있다"며 "직원 370명 중 160여 명이 남았고, 모두 병원에 다닌다. 3년 동안 죽는 것도 아닌 사는 것도 아닌, 송장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