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텔레비전방송수신료 현실화 공청회'를 열어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제안한 수신료 인상안 3가지를 밝혔다. △ 수신료 4600원, 광고비중 19.7%, △수신료 5200원, 광고비중 12.3% △수신료 6500원, 광고비중 0% 등 세가지다. 이중 보스턴컨설팅그룹은 KBS 이사회에 '수신료 6500원 인상안'을 단독 안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60% 늘어나는 수신료의 부담은 물론 현재 KBS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 신뢰도 저하 등을 들어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수신료 인상이 종합편성채널 광고물량 이전을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적지 않다.
이날 KBS의 수신료 공청회에 앞서 미디어행동도 같은 장소에서 '누구를 위한 수신료 인상인가'라는 국민공청회를 열어 수신료 인상안을 비판했다. 이날 연달아 열린 두 공청회 내용을 5개의 질문에 대한 논쟁으로 정리했다.
▲ 14일 KBS가 연 수신료 인상 공청회 ⓒKBS |
1. 진짜 6500원으로 올리나?
윤석민 서울대 교수 : KBS는 여러 안 중 광고를 전부 없애고 수신료를 6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가장 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2500원에서 6500원으로 간다는 것이 과도해 보인다.수신료 인상은 공공요금 인상의 성격이다. 국민들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KBS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액수를 올리려 하면 또다시 좌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 : 현행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면 1.8배 인상이다. 이에 더해 수신료를 물가에 연동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 수신료를 물가에 연동시키면 가뜩이나 살림살이 어려울 때 수신료가 함께 오르는 문제도 생긴다. 과연 현실적으로 국민들이 이러한 인상폭에 동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지연옥 KBS 시청자본부장 : 수신료는 KBS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KBS 이사회가 결정한다. KBS는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제시한 세가지 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여론을 수렴할 뿐이다. 이를 반영해서 KBS 이사회에 의견 상정을 하겠다.
▲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제시한 KBS 수신료 인상안. KBS가 14일 공청회에 낸 표를 다시 정리한 것이다. ⓒ프레시안 |
2. 수신료를 더 내면 KBS가 바뀌나?
지연옥 KBS 시청자본부장 : KBS는 '공적책무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춘 한국형 '新포맷' 뉴스 개발 등 신뢰성 제고, △ 2012년까지 1,2TV HD 편성비율 100% 확대 등 세계 최고 수준 콘텐츠 제작 △무료 보편서비스 확대 및 난시청 해소 등이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 공영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성이다. 그 잣대가 뉴스의 균형성이다. KBS는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성을 KBS적인 균형가치로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몇년간 KBS가 만들어낸 콘텐츠 중 어떤 것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가. 명확한 혜택이 발생하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설득하는 단계로서 수신료 인상 논의를 끌어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신 변호사 : KBS의 기본 재원이 수신료가 되어야 한다는데에 이의는 없지만 '수신료가 오르고 광고를 축소하면 공익성, 공정성이 확대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외국에 그런 사례가 있는가. KBS의 경우도 1TV에서 광고를 하다가 중단했는데 그 전후 공정성, 공익성이 향상됐다는 연구가 있는지 궁금하다.
3. 종합편성채널에 광고 물량을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닌가?
김인규 KBS 사장 : 일부에서 수신료 현실화를 마치 정치적 문제와 연결시키려는 시각이 있다. 수신료 인상을 종합편성채널의 재원 마련용으로 보고 수신료 인상까지 반대하는 목소리다. 그러나 수신료 인상은 KBS의 38년 숙원사업이고 전임 사장도 추진해왔다. 당시 종합편성채널이라는 말도 없을 때다. 공영방송의 재원 구조를 어떻게 하는게 옳은지를 보고 토론해야 한다.
유영주 언론연대 상임정책위원 : 수신료 6500원으로 인상하고 광고 비중을 0%로 하면 6470억 원이 광고시장으로 유입된다. 종편채널 1개당 3000억 원의 광고비 수입을 확보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종편 2개 허용이 가능한 광고비 액수와 일치한다. 종편을 위한 수신료 인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인상안이며, 공공재원을 늘리는데 공공재가 악화되는 신통하고 놀라운 인상안이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 수신료 인상은 KBS라기보다 조중동과 권력의 의지에 더 가깝다. 2TV 광고 물량 3000억이 종편으로 이전된 가능성이 있을까. 이것은 관치 금융 시대나 코바코가 광고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나 가능할지 모르나 지금처럼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에 가능할까. 순진한 기대다. 기업이 모두 바보라고 가정해야 가능한 것이다.
4. 보스턴컨설팅그룹 '24억 보고서'는 공개하지 않나?
김경환 상지대 교수 : 수신료 수십억(24억) 원이 들어간 보스턴 컨설팅 회계 보고서는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큰 액수의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면서도 예산 관리, 통제 이야기는 빠져 있다. 국회에 예결산을 맡길 것인지 어떻게 투명하게 운영할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 수신료의 집행과 통제는 어떻게 구체화 할 것인가.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 KBS가 공청회에 낸 보고서는 국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 아니라 KBS 사업보고서를 열거한 것 뿐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팅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가. 컨설팅 내용의 상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이정도 내용이라면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최철호 기획예산국장 : 컨설팅보고서에는 경쟁사가 보면 안되는 KBS의 약점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공개하는데에는 고민이 필요하다. 국민이 의문을 가지는 부분에 대한 적정 수준의 공개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5. 전기요금에 계속 통합해 수신료 징수할 것인가?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 수신료는 전기 요금에 징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수신료 징수에 전기요금에 통합되는 과정을 두고 논란이 많다. KBS 방송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KBS가 자체제작 프로그램에 징수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매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 KBS를 보는 사람들에게 수신료를 받을 방법을 채택해야 하지 않을까.
지연옥 KBS 시청자 본부장 : 전기료 통합은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이것을 변경해서 달리 효율성을 높일 별도의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KBS를 보는 사람만 보도록 하는 징수방식은 수상기 소지자가 모두 수신료를 내도록 한 특별 부담금 성격과 다르다. 수신료는 시청료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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