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이 2TV 광고를 아예 없애고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6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24억 원을 받고 KBS 컨설팅을 진행했던 보스턴컨설팅사는 9일 KBS 이사회에 이같은 안을 보고했다.
현행 2500원인 수신료가 160%(4000원) 인상되는 것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TV 광고의 전면 폐지는 이들 광고 물량이 새로 출범할 종합편성채널에 유입되기를 의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보수신문의 종편채널 먹거리로 국민의 주머니 돈을 털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디어법 개정으로 신문사의 방송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방송 광고시장이 한정돼 있어 신규 채널의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KBS, '속전속결' 수신료 인상 추진?
보스턴컨설팅사는 9일 저녁 이사회가 끝난 뒤 KBS 이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KBS 조직개편안 보고와 함께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광고를 없애는 대신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보고했다.
당초 보스턴컨설팅은 '수신료 4600원, 광고 19.7% 유지', '수신료 5200원, 광고 12.3% 유지', '수신료 6500원, 광고 0%' 등의 세가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이사회에는 수신료 6500원 안 만이 단일 안으로 보고됐다.
이 경우 2TV 광고 물량 5000억~6000억 원이 연내 새로 출범할 종합편성채널과 다른 지상파 방송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컨설팅사는 3~5년마다 물가인상률에 맞춰 수신료를 꾸준히 올리는 방안도 제안했다.
KBS는 '속전속결'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보스턴컨설팅사의 컨설팅 결과에 기초해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KBS는 오는 14일 공청회, 17일 시청자위원회 공동의견서 의결, 오는 23일 KBS 정기 이사회 의결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KBS는 7월 중 방송통신위원회에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하고 같은 달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문방위원들 "KBS 수신료 거부 운동 할수도"
이에 대해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10일 "거대 신문의 방송사업 먹거리 만들어주는 KBS 수신료 인상 음모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 반발했다.
이들은 "월드컵 경기, 7.28 재보궐선거, 여야 전당대회 등으로 국민과 국회의 관심이 잠시 멀어진 틈을 타 수신료 인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라며 " 한마디로 수신료를 직접 부담하는 국민의 의사는 전혀 무시한 채 정권의 힘으로 수신료 인상을 강행하겠다는 계산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여당은 김인규 특보사장이 마련한 최우선 안을 관철시켜 KBS 2TV 광고물량 5000억 원~6000억 원 가량을 새로 출범하는 종편채널 쪽으로 유입시키려는 뜻"이라면서 "거대 보수신문의 '종합편선방송채널'의 먹거리로 국민의 주머니 돈을 털어 넣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와 대통령 편향·홍보방송으로 전락해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으로서의 기본을 상실한 KBS는 수신료 인상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정부 여당이 언론악법 처리 때와 같이 밀어붙이기식 국회 절차를 강행한다면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야당, 시민사회단체등이 앞장서 강력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문방위원들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시민사회단체 등 온 국민과 함께 'KBS 시청거부운동' 및 'KBS 수신료거부운동'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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