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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SBS, 사회환원금 1천억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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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SBS, 사회환원금 1천억 꿀꺽"

SBS 손배소송에 맞불, '지상파 재허가 심사' 영향 주목돼

SBS가 경향신문에 대해 손배소를 제기한 데 대해 경향신문이 반격에 나섰다. SBS 대주주인 (주)태영이 지난 90년 방송사업 허가때 했던 '세전 순이익금의 15% 사회환원'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음을 폭로한 것이다. 방송위원회로부터 지상파방송 재허가 2차 심사를 받고 있는 SBS로서는 '빨간등'이 켜진 셈이다.

***최병렬 "사회환원, 주총서 의결돼 믿었으나 이행 안해"**

경향신문은 21일자 1면 사이트톱 기사를 통해 "민방설립 허가권자로 당시 공보처 장관이었던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증언과 윤세영 SBS 현 회장이 90년 12월 3일 13대 국회 국정감사 때 출석해 증언한 내용을 종합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SBS가 금융감독원 등에 제출한 회계자료에 따르면 90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SBS의 세전 순이익은 모두 7천20억여원으로, 이 약정에 따라 사회에 환원했어야할 금액은 1천52억4천여만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우선 당시 공보청장관으로 민방설립 허가권자였던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증언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최 전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태영에 설립허가를 해줄 때 3백억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을 만들 것과 매년 세전 순이익의 15%를 장학금 등으로 사회 환원하라는 2가지 전제조건을 제시, 윤 회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대표는 이어 당시 동아일보 90년 11월6일자에 실린 "최 장관은 국회 문화공보위원회 소속 민자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약정 사실을 공개한 뒤 '만일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SBS의 허가가 취소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이라고 답했다.

최 전 대표는 이어 "태영이 3백억원대 출연을 통한 공익재단(현 SBS 문화재단) 설립약속은 지켰지만 또다른 허가 전제조건인 세전 순이익 15% 사회 환원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의결돼 이의 이행을 믿고 있었으나 나중에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공보처와 방송위 등 방송 관련 부처에서 SBS의 약속 준수 여부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윤세영 회장도 국회서 15% 환원 약속**

윤세영 회장도 90년 12월 당시 국회 문화공보위원회 공보처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당시 평민당 조홍규 의원 등 야당의원들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추궁하자, 이같은 사실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당시 문공위 국감은 '태영 국감'이라고 불릴 정도로 SBS 허가 의혹이 집중추궁됐었다.

당시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윤 회장은 야당의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태영은 태영 자체에서 주식금 3백억원을 불입하는 것 외에 소위 국민의 자산인 전파사업의 지배주주가 됐다고 해 가지고 별도로 3백억원을 향후 5년에 걸쳐서 낸다는 그런 말씀이고, 그리고 새로 발족되는 서울방송(SBS)에서는 또 별도로 이익의 15%를 출연을 한다 그런 말씀이 되겠습니다"라고 주장했었다.

***방송위 "모르던 사실…재허가 심사 큰 영향 미칠 듯"**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SBS가 크게 당혹해 하는 것은 물론, 오는 26일 지상파방송 재허가 청문 대상자를 발표해야 하는 방송위도 '발칵' 뒤집힌 분위기다. 방송위는 경향신문의 취재과정에 이를 인지하고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열어 해당 사실을 확인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위 한 관계자는 20일 저녁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SBS의 허가과정에서 그러한 전제조건이 있었는지 방송위 근무자 누구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당장은 21일 국회 문광위의 방송위 확인감사가 끝나는 즉시 SBS에 소명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방송위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놓고 볼 때 재허가 심사에 커다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윤 회장과 SBS 경영진이 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고의적으로 이를 은폐해 온 것이 드러난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며 "여기다가 당시 SBS의 출범에는 구 여권인 민자당과 신한국당 등의 정치권 인사들도 개입돼 있어 자칫 정치권 전반으로 논의가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사 관계자는 "MBC와 SBS의 '보도전쟁'에 이어 경향신문도 이에 가세함에 따라 앞으로 SBS 허가과정의 특혜의혹이 크게 불거질 전망"이라며 "결과적으로 SBS가 지난 15일 경향신문을 상대로 거액의 손배소송을 제기했던 것은 자충수였던 것 같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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