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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사교육발전위' 구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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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사교육발전위' 구성 논란

"국수적 국사교육 흐를 위험성 커" 지적 제기

교육인적자원부가 초·중등학교의 역사교육 강화 여론에 밀려 이번 주중 ‘국사교육발전위원회’(국사발전위)를 발족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발족 이전부터 위원회의 명칭과 성격, 참여인사들의 성향을 두고 역사학계와 현장 교사들이 크게 반발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역사교육발전위’ 건의 제치고 ‘국사교육발전위’로 결정**

20일 학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교육부 산하에 국사발전위를 발족키로 하고 국내 역사학자, 현장교사, 시민단체 대표자, 교육과정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모두 10명의 위원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최종 결재가 나는 즉시 이번 주중 공식적으로 국사발전위를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역사학자들과 역사교사들은 국사발전위가 애초 의도와는 다르게 '국수적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지 않을지 벌써부터 염려하고 있다. 이들은 초·중등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사와 세계사를 유기적으로 접목하고, 현행 사회과에 통합돼 있는 역사과의 독립 또한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역사학회·교사대표자들은 최근 교육부 차관과 가진 면담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의 한 고교 역사교사는 “역사학회와 교사들이 수차례에 걸쳐 이같은 방안을 건의했음에도 교육부는 이를 완전 묵살한 채 국사 전공학자나 대표성이 부족한 인사들만을 위원으로 임명하려 하고 있다”며 “올바른 역사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위원회의 명칭 또한 국사발전위가 아니라 세계사적 맥락을 포함하는 ‘역사발전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이 입수한 국사발전위 위원 명단에는 L모 국사관련 정부기구 위원장, S대 L모 교수, 한국사 전공의 K모 교수, 또다른 S대 서양사 전공 J모 교수, 정부출연기관 L모 박사, 국정 교과서 제작에 참여해온 C모 교사,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해 최근 결성된 시민단체 대표자 등이 들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서양사를 전공한 S대 C모 교수는 국사발전위의 방향과 참여인사들의 성향을 문제삼아 교육부의 위원 참여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 참여의사를 밝힌 J모 교수의 경우 서양사 전공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을 우려해 고심끝에‘고육지책’으로 위원 참여를 수락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애초 교육부 실무진 선에서 위원 선정이 유력시됐던 진보적 성향의 역사학자들과 역사교사들의 경우 최종 낙점과정에서 불분명한 이유로 탈락되기도 했다.

***“진보적 인사들 배제, 국수적으로 흐를 소지 커”**

한 역사학자는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위원으로 선정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사 전공자들이거나 국정교과서 제도를 찬성해온 이들이어서 자칫 국수적인 여론만을 받아들일 소지가 높은 것 또한 사실”이라며 “시민단체와 현장교사 몫으로 지정된 이들도 기존의 ‘일본교과서 바로잡기 운동본부’와 ‘전국역사교사모임’과 같은 진보적 성향의 국내 최대 역사관련 모임을 배제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한 사범대학 교수는 “많은 교육과정 전문가들 가운데 특히 국정교과서 제도의 유효성을 주장해온 관련자를 발탁했다는 점에서 교육부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며 “이는 교육부가 여론에 밀려 형식적으로 관련 위원회를 만들게 됐지만 내심은 문제가 되고 있는 현행 7차 교육과정을 고수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더군다나 이번 국사발전위는 위원 선정에 중등교사 1명만을 포함시켰을 뿐 무엇보다도 중요한 초등과정을 배려하지 않고 있어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주중에 국사발전위를 발족할 계획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기국회 개원 이후 결재권을 가진 간부들이 모두 이에 매달려 있는 관계로 아직 최종 인선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위원회의 방향과 참여 위원들의 명단과 성향 등에 관해 외부에 공개할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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