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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공룡·통신재벌 ‘합작전선’ 작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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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공룡·통신재벌 ‘합작전선’ 작동하나

방송계, 위성DMB 지상파 재전송 움직임에 ‘술렁’

지상파 방송사들과 위성DMB 업체인 TU미디어콥이 기존 지상파 콘텐츠를 재송신하려는 ‘합작’ 움직임을 보이자 방송계 안팎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MBC노조 “재전송 강행할 경우 투쟁 불사”**

올해 하반기쯤 위성DMB(디지털 이동 멀티미디어 방송)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는 TU미디어콥(사장 서영길)은 지난 5일 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과 ‘지상파 재전송 승인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협정서를 체결했다.

TU미디어콥은 이른바 통신재벌로 불리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위성DMB를 위해 설립한 출자회사로 MBC와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DMB 사업 추진에 이어 올해 초 TU미디어콥의 지분 5%를 각각 인수했다. 위성DMB란 휴대폰 겸용 단말기, 차량용 단말기, PDA 등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이동 중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방송통신융합 형태의 신개념 유료방송서비스다.

그러나 이같은 ‘합작’ 움직임은 방송사 내부에서도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성DMB 사업 참여를 공영성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로 보고 있는 방송사 노동조합은 지상파 재전송이 강행될 경우 경영진을 상대로 한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최승호)는 지난 10일 성명을 내어 “경영진이 통신재벌을 대변하려 든다면 이번 결정과 관련된 인물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MBC본부는 성명에서 “회사측은 위성DMB 지분 참여를 결정하던 지난 4월, 향후 이와 관련된 회사 입장을 결정할 때에는 합의 수준에 버금가는 노사협의를 거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하지만 경영진은 이같은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통신재벌의 방송진출을 도우며 부스러기 수익을 챙겨보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또 “MBC가 공영방송의 위상에 걸맞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무료로 보편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지상파DMB 사업 추진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며 “따라서 경영진은 TU미디어콥측과 지상파 재전송 추진 협정을 체결한 이유를 밝히고 이를 즉각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재벌 지상파 재전송, ‘약자배려’ 논리 안될 말”**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1대 주주인 KT에 이어 SK텔레콤까지 방송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방송사들과 이익 창출을 위해 손을 맞잡는 현상이 노골화되기 시작하자 학계와 방송계 일부에서도 이를 ‘부절적한 관계’로 규정하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매체간 균형발전과 차별화 정책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통신재벌의 방송 진출을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 지상파 재전송을 허가해 주어서는 안된다”며 “더군다나 ‘공룡’으로 불리는 기존 방송사들이 이익 창출을 위해 공영성까지 훼손해 가며 이들과 합작을 모색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학계와 방송계는 지난 10일 오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이명순)이 주최한 매체간 균형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공정경쟁의 틀과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정책의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정경쟁의 관점에서 볼 때 시장 내 힘의 우열을 인정하더라도 기존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는 단속하는 한편 신규 사업자나 중소 사업자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영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업지원1국장은 “방송정책이 계속해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독과점을 해소하지 못한 채 신규 사업자로 등장한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편을 들어주는 쪽으로 흐르게 된다면 지역매체들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한 수순이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독점의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배 TU미디어콥 CR전략팀장은 “신규 방송 사업자들이 지상파 방송사만큼의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라며 “따라서 앞으로의 방송정책은 지상파 방송사의 제작능력과 콘텐츠 사용권한을 분리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고, 생산된 방송 콘텐츠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한편 방송정책의 수립과 승인권을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는 이번 두 방송사와 TU미디어콥 사이의 협정서 체결에도 불구하고 매체간 균형발전과 차별화 정책의 유지를 위해 지상파 방송의 위성DMB 재전송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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