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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 놓고 '언론출신' 여야 당선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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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 놓고 '언론출신' 여야 당선자 충돌

기자협회 오찬서 기자출신 의원들 ‘동상이몽’

언론개혁이 17대 국회 개혁과제의 첫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에 대한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입장 차이가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충돌했다.

***‘여-야’ ‘진보-보수’ 따라 입장차 확연**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가 2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기자출신 국회의원 당선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언론개혁에 대한 입장 차이만은 확연히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흥길 권영길 김원기 김재홍 김태홍 김형오 노웅래 민병두 박영선 신중식 안택수 최구식 최규식 최경완(이상 가나다 순) 등 모두 14명의 여야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참석했다.

언론개혁을 처음 화제로 꺼낸 이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였다. 권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언론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고, 나 또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16대 국회에서도 언론개혁은 중요한 과제였으나 나중에는 앞장섰던 이들조차 ‘무섭다’며 주저앉고 말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어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많은 이들이 올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당과 당을 가리지 말고 언론개혁 문제를 풀어가는 데 기자출신 당선자들이 앞장을 서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열린우리당 “적극 동참”**

그러나 권 대표의 이러한 바람은 이어진 여-야 당선자들의 소감발표에서 곧 무너지고 말았다. 열린우리당 소속 당선자들은 주로 언론개혁의 당위성과 동참을 선언한 반면, 한나라당 소속 당선자들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공박했다.

현재 열린우리당 개혁과제준비기획단장을 맡아 언론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재홍 비례대표 당선자는 “열린우리당이 언론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놓자 일부에서는 민생을 챙기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그러나 민생은 민생대로 챙기면서 당력을 모아 해야할 일은 또 그 나름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또 “열린우리당의 기본 목표는 언론개혁이 아니라 언론의 ‘정상화’에 있다”며 “기자들이 직업인으로서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고 양심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언론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위원장 출신인 노웅래 열린우리당 당선자는 “국민들은 정치와 더불어 언론 또한 불신하고 있다”며 “언론보도로 피해를 보는 국민들이 없도록 하는 것도 곧 민생개혁이고, 그런 점에서 반드시 언론을 개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나라당 "저의가 뭐냐"**

열린우리당의 의제 선점에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16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간사를 역임한 고흥길 한나라당 당선자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열린우리당 저의 연구중” “호떡집에 불났나” “하루아침 단칼인가” 등의 단어를 쓰며 반박했다.

고 당선자는 “한나라당 또한 개혁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런 점에서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민생경제를 챙기는 것이 중요한 이 때에 정치적으로 해묵은 ‘낡은 비디오’를 다시 트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당선자는 또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국회가 개원되면 특위를 구성해 연구해 보겠다”며 “보다 구체적인 입장표명은 언론발전특위 또는 문화관광위에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안택수 당선자 “방송개혁, 인터넷매체 개혁도 말해라”**

일부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지난 총선의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언론성토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우리는 동문”이라고 첫 인사말을 꺼낸 안택수 한나라당 당선자는 “개혁을 하려면 공정성, 형평성, 합리성에 맞게 진행이 돼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의 언론개혁 내용은 신문개혁일 뿐 방송과 인터넷매체는 빠져 있다”며 “앞으로 모든 것을 백지 위에 올려놓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회에 후배기자들에게 한 말이 있다”고 밝힌 안 당선자는 “우리 때는 ‘사실 확인’에 온 정신을 쏟았지만 요즘은 너무 느슨해진 나머지 적당히 기사를 쓸 뿐 아니라 현장취재를 소홀히 하는 감도 받고 있다”며 “국회와 정치권에 관련된 기사는 마감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4선 관록의 김형오 당선자는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좋지 않게 보는 것은 ‘탄핵풍’ 이후 TV만 켜면 싸우는 모습을 방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러분 손끝에 정치인이 죽고 산다는 점을 감안해 한 번 더 당사자 입장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여야 당선자들간의 때 아닌 언론개혁 ‘설전’은 이상기 기자협회장의 ‘러브샷’ 제의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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