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들, 기자들에게 돈 뿌리다 잇따라 ‘덜미’

양심기자들, 수원-진도서 민주당 출마후보들 신고

4.15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 출마자들이 기자들에게 ‘잘 봐 달라’는 명목으로 촌지를 제공했다가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전남 진도지역의 모 주간지 기자 3명은 지난 5일 민주당 해남진도지구당 경선에 입후보한 오모씨로부터 각각 10만원씩 30만원을 촌지로 받았다며 이를 진도군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진도군 선관위는 오씨를 광주지검에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조치 했다.

진도군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역을 밝힐 수는 없으나 신고자는 모두 기자들”이라며 “이들은 오씨로부터 ‘이번 경선에 3명이 출마하게 됐으니 기자들이 잘 봐주었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각각 10만원씩을 촌지형식으로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 기자들은 신고금액 포상제도에 따라 각각 500만원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 수원 영통구에서는 8일 이 지역 총선 출마예정자인 민주당 김모씨가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한 뒤 10만원이 든 봉투를 돌렸다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조치됐다.

수원시의회 의장을 지낸 김씨는 공직사퇴 시한이었던 지난 5일 10여명의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한 뒤 자리를 떴으며, 문제의 촌지는 수행원으로 참석했던 전모씨가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현재 시의회 공무원 신분이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기기자협회(회장 최종식 경기일보 차장)는 8일 성명을 내고 “수원시청 일부 출입기자들이 촌지를 받아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깨끗한 정치풍토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며 “협회는 이번 기회를 통해 촌지수수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모색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종식 회장은 “수원 선관위에 고발이 들어와 수원지검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발자가 촌지를 받았던 기자 가운데 한 사람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재까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 10여명 가운데 일부 기자만이 촌지수수 사실을 시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