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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세계은행, '불안한 동거'에서 '애틋한 결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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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세계은행, '불안한 동거'에서 '애틋한 결별'로?

"빈국에 돈 꿔주는 건 WB만"…근본적 변화 없을듯

"IMF는 이제 세계은행의 일에서 손 떼라."

27일(현지시간) 공개된 한 보고서가 국제통화기금(IMF)에 뼈 있는 소리를 했다. 그것도 지난해 3월에 열린 IMF-세계은행 공동 고위급 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담은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그 동안 IMF와 세계은행 이 두 기구 간의 협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히 "IMF가 전 세계 국가들의 거시경제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가난한 나라들에 경제개발 자금을 대주는 세계은행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IMF가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경제개발 자금 대출 및 이에 따른 구조조정 요구에 너무 많은 자원을 쏟아 붓는 바람에 금융위기가 당장 발발할 것 같지 않은 다른 가난한 나라들의 거시경제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보고서는 IMF가 돈을 꿔준 나라들의 거시경제 정책에는 쓸데없이 많은 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IMF가 회원국 경제의 건강성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경제정책을 권고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기존의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둘이면서도 하나'인 IMF와 세계은행

IMF는 1945년 세계 거시경제 및 국제무역 환경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금융기구로 외환시세 안정, 외환 규제 제거, 자금 공여 등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다.

반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라고도 불리는 세계은행은 회원국들의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유엔(UN) 산하의 국제금융기관으로 IMF와 마찬가지로 1945년 설립됐으며, 회원국들에 대한 자금융자 및 기술원조를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다.

이 두 기구는 이처럼 각각 다른 목적 아래 다른 기능을 하도록 설립됐지만, 보수 진영의 입장에서는 '브레턴우즈 체제의 유지'라는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진보 진영의 관점에서는 미국식 경제체제 및 자본 위주 세계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둘이면서도 하나'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이 두 기구는 둘 다 미국 워싱턴에 있으며, 회원국도 184개국으로 동일하다.

특히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IMF와 세계은행이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8개 선진국들의 모임인 G8이 '가난한 나라를 돕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실제로 지난 몇 십 년 동안 IMF와 세계은행이 꿔준 빚에 주권을 저당 잡힌 가난한 나라들은 빚을 갚기 위해 석유, 천연가스, 다이아몬드 등 자국의 자연자원을 내다 팔아야 했다. 하지만 이 가난한 나라들이 그 대가로 돌려받는 것은 빈곤, 전쟁, 독재, 환경오염, 보건악화 등일 뿐이었다.
▲ IMF는 이제 '전 세계 거시경제의 수호자'가 아니라 '초국적 기업들의 세계화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연합뉴스

기술 분화일 뿐, 진정한 결별은 아니다

하지만 '한 쌍'처럼 여겨졌던 이 두 기관도 지난 몇 년간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빈국의 빈곤 탈출'이라는 보다 온건한 노선을 취하는 세계은행과 '개도국 및 빈국 경제의 시장성 강화 및 전 세계 자본주의 경제체제로의 편입'이라는 보다 강경한 노선을 취하는 IMF 사이에서 갈등이 쌓이고 있었던 것.

이런 갈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이 바로 '빈국 및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장기저리대출이나 공적개발원조(ODA)'에서다.

따라서 이들 기구가 '결별'을 한다 할지라도 이는 각 기구가 수행하는 기능의 분화일 뿐 이들 기구가, 각각 또는 공동으로, 수행하는 기본적인 역할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IMF는 최근 더 이상 개도국 및 빈국에 장기 경제개발 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으며,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대출 규모를 축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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