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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평 아파트, 1억1천만원의 기적을 만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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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2평 아파트, 1억1천만원의 기적을 만드십시오"

[기고] 이명박 서울시장께 드리는 글 "국민을 향한 승부수를..."

***이명박 서울시장님께 드리는 글**

이 시장님께서 8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데,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으며, 오히려 (정부가) 잘못 건드려서 가격이 더 올랐다. 최근의 정부 부동산 정책은 일관성없이 왔다갔다만 하며, 이건 중앙정부가 아니라 군청 정도에서 하는 수준이다. 강남아파트를 규제했는데 오히려 전체 (아파트) 가격은 올랐고, 강남아파트도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평형 60% 의무비율 때문에 오히려 올랐다"며, 결론은"규제 일변도보다는 효과적인 공급 증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에 독자적 대책수립을 지시했다고 들었습니다.

70년대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회사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대표를 하셨으니 다른 누구보다도 건설관계에 대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되어 평소 기대가 컸습니다. 이 시장께서는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분양원가 공개' 문제가 치열하던 2004년 2월 서울시가 상암동의 아파트분양원가를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그때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는 평당 건축비를 3백40만5천원으로 원가내역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2004년 11월16일자 보도에 따르면, 경실련은 "실제로 SH공사(구 도개공)와 상암지구 아파트 건설공사를 도급한 건설업체인 일성건설(주)과 계약한 금액은 평당 1백38만원"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물론 도개공 발표 건축비에는 설계비와 감리비가 추가되었겠지요.

***"건축비 뻥튀기, 국민들만 모르고 노가다밥 먹은 사람은 다 아는 비밀"**

그런데 건설사의 CEO를 하셨으니 잘 아시겠지만 제가 분양시행사하는 사람에게 듣기로는, 1군건설업체도 건축비를 평당 1백70만원에 지어주는 것으로 계산하고 사업계획을 세운다고 합니다. 이는 최근에 다른 시행하는 사람에게도 확인한 사실입니다. "지금은 70년대 그 당시보다 공정이 더 기계화되고 대량생산 조립공정화되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부실공사를 우려했더니, 이들은 "예전하고 감리체계가 달라져 부실공사는 옛날 이야기"라며, "시장경제의 좋은 점인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설계비와 감리비 시공비도 낮아져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국민들만 모르지 노가다밥을 먹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는 겁니다.

이 시장님은 다음 대통령선거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부 불로소득을 즐기는 사람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은 지금 '투기판'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부동산가격의 폭등에 대해 대단히 걱정하고 분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군청 수준"이라고 시장께서 정부를 혹평한 것도 이같은 '성난 민심'을 읽었기 때문으로 미뤄 짐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반 도박에 대해선 도박하지 않은 사람들은 도박하는 사람들이 돈을 따든 잃든 관심도 없고, 피해도 없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판은 다른 도박과 다릅니다. 부동산 투기판은 돈을 따는 사람을 배 아파해서가 아니라, 50%에 가까운 무주택자인 국민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좌절과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어디어디에서 큰 부동산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 다른 지역의 1가구1주택자에게까지 심각한 좌절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시장님께서는 예전엔 회사의 이익을 최선으로 하는 경영자의 입장이었을지라도 지금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생각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공직자의 입장이고, 더불어 대권에 뜻을 두고 계시며, 현재 중요한 지자체장인 데다가, 누구보다 건설관계 내막을 아시는 노하우를 가진 분이기에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32평 1억1천짜리 아파트를 공급하십시오"**

도박판에 들어가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무주택자)을 위하여 서울시의 체비지나 택지조성이 가능한 곳(예를 들어 세곡동 우면동 원지동 문정동 등)에 20년 이상(실질적 소유개념)의 '전세형 장기임대아파트'를 공급해 보십시오. 방 3개 이상인 최소한 전용면적 18평 이상의 아파트들을 말입니다. 월세가 아닌 전세형이기에 슬럼화된다고 기피되어질 이유가 없습니다.

재정의 부족을 걱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토지의 가격은 지역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토지가격차이만큼 지역마다 주변 전세가격의 차이가 있으니 문제가 안될 것입니다.)

건축비: 32평×200만원/평= 6,400만원 (앞의 일성건설 예와 시행사 설명보다 넉넉히 잡음)
토지비: 지분10평×500만원/평=5,000만원 (32평형 고층아파트의 토지지분은 대략 10평 정도임)
합계: 1억1천4백만원

요컨대 서울시 시민의 절반이 넘는 무주택자들이 1억1천4백만원을 전세금으로 내고, 20년이상 제집처럼 살도록 하자는 겁니다. 이 1억1천4백만원은 지금 무주택자들이 살고 있는 전세금보다 훨씬 낮은 것이기에, 무주택자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러한 얘기를 드리면 시장님은 건설 CEO일을 하셨으니 구구절절 얘기하지 않더라도 빨리 이해가 되시고, 또한 얼마나 파급효과가 있을 것인지 직감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소유개념의 장기임대아파트를 전세가격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마 그 폭발력은 청계천 복원보다 몇십배, 몇백배 클 것으로 봅니다.

국민들은 "군청 수준" 운운하는 정부기관간의 말싸움보다, 국민들을 위해 협조하여 실질적인 일을 하는 정치인과 지도층을 원한다고 봅니다. 돈을 벌기 위해 "공급이 최선"이라 하는 사업가나 장사꾼들의 얘기는 국민들이 왜 그런지 이제는 뻔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70~80년대와 달리 전국적인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간 지금까지 "공급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국민들은 '말의 장난'이라고 느끼고 있는 겁니다.

***김양수 의원,참다운 선량과 공복의 자세 보여줘**

그런 점에서 지난 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권 전매 금지', '공공택지의 공영개발' 등 개혁적 주택정책의 도입을 요구한, 부산지역 중견 건설회사 유림건설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한나라당 김양수의원(46.경남 양산시)의 주장은 정말 신선한 감마저 줍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20여년 가까이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체험한 노하우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자 소신"이라며 "내 자신의 현장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왜곡된 주거개념과 거품으로 부풀려진 집값을 바로잡는 데 내 의정활동을 걸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자신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에서 주거개념으로의 국민적 의식전환과, 실수요자 중심의 주거문화 정착이 그 방향"이라고 밝혔습니다.

제가 김 의원 말에서 신선한 감을 느끼는 대목은 정부나 건설업체가 펄쩍 뛰는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분양원가 공개를 하면 건설사의 자금과 회계 등이 투명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수입이 줄겠지만, 장기적으로 건설사 운영에 도움이 된다"며 "지난해 7월 분양원가 공개 관련 법안을 제출한 뒤 건설업계 지인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취지를 이해하는 건설사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 말입니다.

김 의원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분양권 전매 금지', '공공택지의 공영개발' 등으로 건설업계에서 '왕따' 당할 위험을 스스로 자초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지식과 현장경험으로 국민을 위한 입장에서 서슴없이 발언을 한 것이기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러한 마음이 표출되는 것을 보면 정당의 호불호를 떠나 정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김 의원에게 진정으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것이 진정한 선량이고 공복의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국민들은 공직자들이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서로 잘 낫다고 다투는 것을 보고싶은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서로 힘을 합쳐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다. 막연한 것이 아닌, 국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이득이 어떤 것인지, 부동산문제는 국민들이 너무나 쉽게 답을 알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효과적인 공급 증대책 마련"을 지시한 시장님께 방 3개 이상의 전세형 실질적소유개념의 장기임대아파트의 공급을 제언하는 바입니다. 건설관계 노하우와 현장경험을 가지신 시장님이시기에 사업비가 곧바로 회수될 수 있는, 국민들을 위한 사업을 '불도저'처럼 밀어부쳐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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